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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52〉뉴노멀이 될 와이파이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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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뉴노멀 시대다. 예측 불가능한 혼돈 현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걸어 온 길에서 이제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음을 인식하고 이전까지의 사고와 방식에서 벗어나 이른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통신 수단은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통신 수단의 하나인 유무선 전화는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 발전으로 인터넷전화가 뉴노멀이 되면서 노멀인 유선전화를 대체했다. 이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영상전화나 국제전화까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애써 뉴노멀을 받아들이지 않고 노멀인 유선전화를 고수한 적이 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현상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근본적인 변화까지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그로 인해 통신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모습을 봤다.

필자는 저가 요금 이동통신을 이용하지만 매달 할당된 데이터 용량을 다 사용하지도 못한다. 가능한 한 와이파이에 접속해서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통 속도와 비교해도 와이파이 속도가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상된 접속 편이성으로 와이파이 사용이 늘어났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우리의 사고 전환도 필요했다.

미국 통신회사 AT&T는 차세대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E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얘기하지는 않지만 출시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증가된 속도와 성능으로 와이파이6E 가치가 커지고 있고, 전체 댁내를 연결하는 무선 백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T&T는 거대 이통사이면서도 유선 광망으로 기가급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댁내 연결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와이파이 성능이 고객 경험에서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AT&T가 좋은 고객 경험을 위해 초점을 맞추는 요소는 신뢰성, 속도, 가치라고 본다. 반도체 등 장비 공급에 어려움이나 연관된 다른 기기에의 와이파이6E 탑재 시기가 아직은 불명확하지만 와이파이6E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20년 4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6㎓ 대역에서 1200㎒ 대역 폭을 비면허용으로 채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허용됐다. 와이파이6E를 위한 것이다. 5세대(5G) 이통 주파수의 하나인 밀리미터 웨이브에서도 주파수 대역 폭이 800㎒임을 고려하면 1200㎒ 대역 폭은 1.5배다.

이론적으로 5G 서비스보다 훨씬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더욱이 커버리지가 넓지 않은 사무실이나 집, 공공장소나 카페 같은 실내에서는 와이파이6E가 5G보다 빠를 수 있다.

이달 말 삼성이 출시할 갤럭시S22 울트라에도 와이파이6E를 지원한다고 한다. 삼성은 S21 울트라에도 와이파이6E를 탑재했다. 와이파이6E야말로 전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여는 것이며, 고객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와이파이6E는 빠른 속도와 근거리에서 저지연 연결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같은 서비스 경험에 유용하다.

지금도 와이파이6E를 지원하는 모뎀이나 기기가 아직은 범용화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6㎓ 대역이 와이파이를 위해 사용될 것을 예측하고 과감하게 최신 모델에 와이파이6E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이통 단말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안목과 과감한 투자가 바탕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국내 통신시장으로 눈을 돌려 보자. 통신사는 와이파이가 이통망 대체재나 경쟁재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저가 요금 선택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 와이파이6E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도 이통에서 와이파이 역할과 유용성을 알게 됐다. 뉴노멀 와이파이6E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소비자를 위한 시각에서 서비스 제공을 준비해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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