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대 목소리 보복 고발 하소연"
586만 겨냥 비판... 갈라치기 전략인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경북 구미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구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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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사라졌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고, 다름을 포용하지 못하는 독선에 사로잡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586 세력이 주축이 된 지금의 민주당과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586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보수 진영의 심장인 대구·경북(TK)을 방문 중인 윤 후보가 유세 도중 갑자기 '민주당 저격' 게시글을 올린 데는 사연이 있었다.
전날 수도권 지역을 훑은 윤 후보는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 본인을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을 만났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유세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이 시민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민주당원들을 향해 보복성 고발을 일삼고 있다"고 하소연하며 민주당을 비판했다고 한다.
尹 유세장 찾은 자칭 민주당원 "이재명 지지자들이 고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공정, 상식, 법치의 대한민국!' 서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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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언급한 시민은 전날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진행된 유세 현장에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의 목도리를 두른 채 등장한 한 여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당시 유세 현장 녹음 파일에 따르면, 자신을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에 반대하는 글을 썼거나, 비판하는 현수막을 만든 민주당원들을 보복성으로 고발하고 있다"며 "겁을 줘서 아무 말도 못 하게 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원으로 너무 창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한 많은 민주당원이 지난 몇 년간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해왔지만, 그 이유로 윤 후보 진영으로부터 고소·고발당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여성이 실제 민주당원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尹, DJ와 노무현은 적극 끌어안기... 586만 겨냥
윤석열(왼쪽 사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선 경선 예비후보였던 지난해 8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11월 11일 경남 김해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모습. 오대근 기자, 김해=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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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 여성의 발언을 전하며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다른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사라진 민주당의 현재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을 비판하는 윤 후보의 메시지엔 일종의 갈라치기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전체를 부정하기보다는,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586 세력만 타깃으로 삼는 전략이다.
실제 윤 후보는 DJ와 노무현 끌어안기에는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며 울먹였는가 하면, 16일 호남 지역 유세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DJ와 노무현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경북 상주 풍물시장 유세에서도 윤 후보는 "민주당에도 괜찮은, 좋은 정치인들이 많이 있는데, 소수의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서 상식에 반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당 밖에서, 당 안에서 조종하니까 상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들이 기를 못 쓰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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