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영업시간 완화보다 방역패스나 인원제한 풀어라"
시민 "정부 거리두기 완화 필요성 강조하더니 말과 다르네"
정부 새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라 오는 19일부터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밤 10시로 조정된다.2022.2.1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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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뉴스1) 유재규 기자 = "차라리 방역패스를 없애주든지, 아님 사적모임 인원의 수를 더 늘려주든지. 고작 영업시간 한 시간 더 늘려주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영업시간 오후 10시'로 조정한다고 18일 밝힌 가운데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일반음식점 업주 A씨는 불같이 성냈다.
베트남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주 A씨는 "요리 특성상, 주로 점심시간 전후로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데 주 고객은 여성분들이다"며 "사적모임 이전에 단체예약도 꽤 있었는데 지금은 4인이든, 6인이든 떠나서 그런 상황이 되질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혼밥' 손님들이 대부분 찾아와 간편한 쌀국수 같은 1인 음식을 드시고 가셨는데 백신 2차 접종자나 미접종자 분들이 '방역패스' 눈치 때문인지 발길이 확 줄었다"며 "단체손님 가운데 1명이 미접종자가 포함돼 있으면 출입을 못하니 차라리 방역패스나 인원제한을 더 늘려주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고 덧붙였다.
경기 용인지역에서 낮에는 커피와 식사를 위주로, 밤에는 주류를 위주로 판매하는 일반음식점 B씨도 "고작 한 시간 연장으로 생색내기 하나?"라고 분개했다.
그는 "가게 일대 주변은 밤이되면 더 아름답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나 핼러윈데이 등 행사도 열린다"면서 "하지만 저녁장사가 안되다 보니 주류장사는 거의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역패스 미적용 시설에 전자출입명부(QR)도 중단됐는데 일반음식점 등에도 방역패스가 철회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렇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눈치받지 않고 들어올 수 있을 거 같은데 방역을 잡겠다는 건지, 자영업자를 잡겠다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영업시간 오후 10시' 연장방침과 상관없는 업주들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영통구에서 분식전문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감염병 사태가 오기 전부터 우리 가게는 원래 오후 8시까지가 영업 마지막이다. 늦은시간에 김밥을 찾는 손님도 물론 있겠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며 "차라리 방역패스를 철회하면 손님이라도 더 올텐데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 손님은 미접종자 또는 2차 접종자라도 상관없지만 그분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가게에서 먹기를 꺼려하지 않겠나. 지인 중 한 분이 백신접종을 받지 못하는 분이 있는데 가끔 그런 말을 하곤 했었다"며 "원래는 포장해 가면 1000원 깎아 드렸는데 이제는 포장값이 더 나가다보니 할인도 못해드리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하소연하긴 마찬가지다.
수원 권선구보건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 D씨(40대·여)는 "이렇게 추운 날, 언제까지 신속항원검사 등 대기줄을 서야할지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음성확인서가 필요할 순간에 동네 병의원에서 매번 돈주고 검사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통에 정부가 응답해야 한다고 말하며 거리두기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은 '사적모임 인원 확대' '방역패스 철회' 등을 기대했었다는 반응이다.
비록 영업시간이 기존에서 한 시간 더 연장된 '오후 10시'까지로 조정됐지만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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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의 소상공인 연합회 관계자는 "어차피 코로나19로 시민들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저녁장사가 잘 안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시간제한 없이 영업하는 것과 시간제한을 걸어두고 영업하는 것은 천지차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일 확진자가 첫 10만명대를 돌파한 18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오후 10시'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적용기간은 19일부터 3월13일까지다.
당초 오후 9시까지 영업했던 시설들은 오후 10시까지 운영 가능하다.
역학조사에 활용됐던 접촉자 추적관리를 위한 QR코드·안심콜·수기명부 등은 중단된다. 단, 접종 확인용 QR 코드만 유지한다.
청소년들의 방역패스는 예정시기보다 한 달 뒤인 4월1일부터 시행된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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