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엔 상대원시장 '눈물 연설' 활용
매일 페이스북에 선거운동 소회 적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두 번째 TV 광고 '진심' 스틸컷. 더불어민주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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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문재인 대선후보에겐 있었으나 2022년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부족한 것은?"
정권재창출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따뜻함'이라고 보았다.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한 배경에는 문재인 후보의 인자한 이미지가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인 게 컸다고 본 셈이다. 이재명 후보가 최근 유권자들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온화한 리더십'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자체 분석을 근거하고 있다.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유능함과 추진력을 내세우면서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던 인간미를 드러냄으로써 '빈틈'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①한파 예보에 선거운동원 출근인사 취소 요청
민주당 선거대책위는 17일 지역위원회별 출근인사를 취소했다. 15일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였다. 이날 이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이 후보가 선거운동원들의 건강을 염려해 취소를 요청했다고 한다. 선대위가 이러한 내용을 기자단에 공지한 것은 이 후보가 선거운동원들의 건강을 배려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시민들을 향해 "(연설을) 수어로 통역하는 분이 마스크도 못 쓰고 장갑도 못 끼고 고생하는데 박수 주세요"라며 "선거운동원 여러분도 너무 추울 거 같아서 오늘 아침에 좀 쉬라고 했는데 잘했죠"라고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②'눈물연설' 등 감성 건드리는 TV광고 노출
대선 TV 광고도 유권자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대위는 18일 지난달 이 후보가 경기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연설하던 모습을 담은 TV 광고 2탄 '진심' 편을 공개했다. 해당 광고는 "저는 교복을 입어보지 못했다. 그런 아픔을 덜어주고 싶어서 무상교복을 시작했다"는 이 후보의 연설과 내레이션을 담았다.
앞서 공개된 첫 TV 광고는 한 남성이 '이재명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라는 편지를 읽는 형식이었다. 이 남성은 "이재명은 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며 "그의 상처 대부분은 약자 편에서 싸우느라 생긴 것이다. 큰 미움이 있다 해도 더 큰 질문을 해달라"고 호소한다. 후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이를 성찰과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선대위의 설명이다.
③매일 '선거운동 소회' 페이스북에 적기
뿐만 아니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부터 페이스북에 '오늘, 이재명'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15일 부산 방문 뒤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애창곡 '상록수'의 가사를 인용했고, 16일엔 유세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에 대한 글을 올렸다. 17일엔 삭발에 나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소개하며 "애틋하고, 숭고하고, 서글프다. 이재명이 곁에서 힘이 되겠다"고 썼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능력은 뛰어난 반면 인간미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그러나 인간미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작위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후보의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가급적 글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온화한 리더의 면모를 부각하고 비호감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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