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700억 환매 중단' 라임자산운용, 결국 파산

[경향신문]

1조67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파산했다. 자산 상당 부분이 사라진 상태여서 청산 절차가 진행되도 피해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5부(재판장 전대규)는 17일 라임자산운용에 파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채무자(라임자산운용)의 부채가 자산을 수십 배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청인(예금보험공사)은 청산인으로서 채무자에 대해 파산을 신청할 자격이 있고, 채무자에게는 지급불능 또는 부채초과의 파산원인 사실이 있어 파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파산 선고에 따라 채권자들은 오는 4월21일까지 채권을 신고할 수 있다. 채권자집회 및 채권조사기일은 오는 5월19일 오후 4시다. 파산관재인은 라임자산운용의 청산인인 예금보험공사다. 채권자들이 채권을 법원에 신고하면 파산관재인이 이를 검증해 채권자들의 채권액을 확정한다.

국내 유수 사모펀드 운용사였던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자사 펀드가 투자한 해외무역펀드나 코스닥 상장사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숨기고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 환매 자금을 마련하려고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부실이 발생한 기업 채권을 다른 펀드 자금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모펀드 4개와 자펀드 174개가 편입된 기업들의 주식가격이 하락하면서 결국 펀드 환매가 중단됐다. 환매 중단 금액은 1조6700억원에 달했고. 피해자는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2020년 12월 라임을 금융업계에서 퇴출시키고 예금보험공사를 청산인으로 선임해 1년간 채권 신고 등 청산 절차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라임의 총자산은 보유 자산과 이종필 전 부사장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금 등을 합해 약 19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투자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는 약 90억원, 판매사들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는 약 5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예상 변제율은 3% 남짓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40억원을 선고받았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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