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글로벌 투자 전문 기업 피델리티가 유럽 지역 증권 거래소들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을 상장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투자사들이 미국을 떠나 유럽 시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독일 증권거래소(Deutsche B?rse Xetra)에 기관용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를 출시했다.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의 약어(티커)는 FBTC다. FBTC는 현물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며, 거래 수수료율은 0.75%다. 피델리티는 FBTC를 기관 및 전문 투자사의 거래용 상품으로 출시했다.
아울러 피델리티는 독일증권거래소 상장에 멈추지 않고 빠르면 이번 주 내로 스위스 증권거래소(SIX Swiss Exchange)에도 비트코인 ETP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델리티의 크리스찬 스타우브 유럽 담당 상무는 FBTC 출시에 대해 "탈중앙화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공유 기술인 분장원장기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융 시스템 내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며 "해당 기술이 향후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내 비트코인 현물 추종 파생상품의 출시는 피델리티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의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독일증권거래소에서 BTIC를 출시한 바 있다. 인베스코는 지난해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전략 상장지수펀드(ETF) 승일을 신청한 뒤 두 달여 뒤인 10월18일 신청을 철회했다. 이후 다음 달인 11월29일에 독일의 디지털 거래소 제트라(Xetra)에 비트코인 현물 ETN인 BTIC를 상장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BTIC는 현물 비트코인을 담보로 하며 유렉스클리어닝(Eurex Clearing)이 중앙에서 청산과 결제를 담당한다. 이런 중앙청산 시스템으로 투자자들은 트랜잭션 정산에 따른 위험이 많이 감소하게 된다. 인베스코 측은 "현물 비트코인 시장이어야 더 잘 관찰할 수 있다"며 "해당 상품을 2018년부터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사들의 비트코인 관련 상품이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출시되는 이유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했던 피델리티도 지난달 말 미국에서 퇴짜를 맞았다. 그 밖에도 발키리인베스트먼트, 스카이브릿지, NYSE 아르카(Arca)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도 SEC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하는 ETF만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비트코인 자체가 아닌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선물 계약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다.
이처럼 지난해 비트코인 선물 ETF(BITO, 비토)의 성공 이후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도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유보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사들은 미국이 아닌 유럽 시장에 진출하거나 현물보다는 간접 투자 상품의 출시 등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SEC 승인 거절에 관련해) 그에 대한 대안으로 비트코인 채굴 ETF 등 비트코인 익스포져가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이 출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ETF 승인이 유보되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출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런 상품은 비트코인과의 연동성이 높아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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