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미디어 정책 제언을 위한 좌담회가 15일 서울 서초구 전자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승규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 부국장,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 이희주 한국OTT협의회 운영위원장,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 강신웅 PP협의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자신문은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차기정부 미디어 정책 제언'을 주제로 미디어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산업계, 학계, 법조계 등 참석자는 차기정부 미디어 컨트롤타워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신규사업자를 포함한 플랫폼과 여러 콘텐츠 산업을 포괄하는 전문 기능을 갖추길 희망했다.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규제를 확실히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통해 민간 사업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글로벌 사업자와 동등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K-콘텐츠 발전을 위해서는 세제 지원이나 핀신(fin-syn)룰로 제작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석자(가나다순)
◇강신웅 PP협의회장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
◇이희주 한국OTT협의회 운영위원장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회=김승규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 부국장
김승규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 부국장.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회=미디어 산업은 플레이어가 많고 복잡한 시장이다. 새 정부 미디어 정책에 따라 사업자 득실이 갈릴 수 있지만 산업 발전을 위한 공감대가 있을 것 같다. 차기정부 미디어 거버넌스는 어떤 방향으로 확립돼야 하는지.
◇이래운(한국케이블TV협회장)=정부조직은 정책 의지가 반영된다. 차기정부에서는 정책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는 거버넌스가 구현돼야 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관계부처가 각각 입장을 제시하면 어느 논리에 따라가야 하는지 현장에서 혼선을 줄 수 있다. 부처 이기주의 없이 일관된 정책을 할 수 있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거버넌스가 확립돼야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컨트롤타워가 있는 게 중요하다. 한 가지 바람은 공영방송 영역이 있고 민간영역이 있다면 공영방송에 대한 법제와 거버넌스를 명확히 해 공적 기능을 담고 정부가 책임지고 확실하게 공공 목적을 달성하도록 지휘해야 한다. 민간 사업자에 대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로 가급적 시장 자율에 맡겨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게 맞다.
◇이종관(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정부 조직개편 관련 무엇이 옳다고 확언하기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미디어 거버넌스는 독임제 또는 합의제, 대부처 또는 소부처 중 무엇이 옳다고 말하기에 앞서 숙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 국정철학에 따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미디어 산업에 대한 비전 제시와 함께 정부 조직 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모토를 제시했다. 디지털 대전환을 가지고 정보통신기술(ICT) 자체를 발전하고 다른 산업으로 파급할 것인지, 다른 산업 디지털 발전으로 갈 것인지에 따라 정부 조직이 달라질 수 있다.
거버넌스를 어떻게 조직하느냐는 결국 국가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의 문제다. 현재 미디어 거버넌스는 파편화돼 있어 효율성과 정책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 부처 간 경쟁만 심한 구조다. 향후 국가 전략이 무엇이고 국가 전략 달성하기 위한 자원 재배치와 산업 획정은 어떻게 할지를 고려한 뒤 거버넌스를 확정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사회=거버넌스는 독임제 부처, 합의제 기구 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어떻게 가야 하나.
◇이희주(한국OTT협의회 운영위원장)=글로벌 미디어가 탄생하기 이전까지는 미디어 산업이라는 게 각국 국내 경쟁상황과 규제·진흥 정책 중심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 경쟁 시대에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각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이 큰 변화다. 거버넌스도 이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 상황 이전에 정부 거버넌스는 각각 잘하는 영역을 살려 분업하는 형태면 충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플랫폼,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를 진흥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규제하는 현재 방식처럼 말이다.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 전쟁 시대에는 그렇게 가면 안 된다. 플랫폼과 콘텐츠를 따로 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경쟁력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단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종윤(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미디어 전담 부처 역사를 보면 제도 자체 문제보다는 운영 문제였다. 국정 철학과 선택 문제였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 진흥이 필요할 땐 바로 정책을 수립·집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우리는 부처 간 의견이 달라지고 분쟁이 생겼을 때 조속하게 룰 세팅이 어려운 부분을 목도했다.
의견도 분분하고 일관된 정책 집행이 어려울 순 있지만 통합 형태로 기관이 필요할 것 같다. 공영방송을 넘어서는 영역은 별도 조직화하는 게 찬성이다. 공·민영방송 정책과 규제체계는 분리해야 한다. 현재 규제상 공영방송은 공적책무에 대한 평가가 덜 이뤄지고 민영방송에는 과도한 책무가 생기고 있다. 명확히 구분하면 상호 경쟁에서 벗어나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강신웅(PP협의회장)=독임제나 기능별 분산 중 어떤 게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입장은 기능이 여러 가지 복합화되고 갈리게 되면 정확히 역할을 나눌 수 있느냐라는 우려가 있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이면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이전에는 없던 모델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따라가는 거버넌스와 법제가 마련돼야 한다.
◇사회=플랫폼 진흥과 규제는 어떤 개선이 필요한가.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도한(한국IPTV방송협회장)=넷플릭스라는 거대 자본이 들어와 국내 기존 미디어 생태계를 완전히 변화하고 파괴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거대한 미디어가 등장했는데 기존 규제체계 등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존에 법으로 규제하던 게 무의미해졌거나 반드시 개정돼야 하는 상황이 왔다. 조정이 시급하다.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기존 플랫폼이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 넷플릭스에 대한 규제가 시급한 현실이다.
합리적인 규제 방안 없이는 글로벌 사업자가 많이 투자하는 쪽이 승자 독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자본이 곧 힘이다. '포청천' 이후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자체 제작 능력을 상실한 대만을 고려해야 한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대만이 그랬듯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거대 광장에 대해서는 포식자가 나타난 상황에서 유료방송 사업자 간 대등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령 제정비가 필요하다.
◇이희주=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국내에 진입하고 웨이브·티빙·왓챠는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검토하는 미디어 전쟁시대다. 미디어 트렌드는 변화했기 때문에 성장했고 왓챠가 일본에 진출한 것처럼 K-OTT도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때다. 규모의 경제를 하기 위해서라도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넷플릭스가 190개국에 콘텐츠를 동시 공개할 수 있는 것처럼 K-OTT도 공급처와 제휴처를 늘려야 한다. 글로벌 OTT와 규제 형평성도 제고해야 한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종관=지상파, 종편, PP 콘텐츠가 좋으니까 OTT도 선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우려된다.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 투자하지만 한국 창작자가 기획·제작한 지식재산(IP)을 독점 유통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얻는 게 목표가 아닌 요소 시장으로 보겠다는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세계에서 국내 가입자 비중은 4%지만 콘텐츠 제작은 8%나 되는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구조를 유지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 쪽 제작 투자도 늘리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과 영국에서 제작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제작을 강화한 것처럼 향후 가성비 좋은 동남아로 제작 시장이 일거에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금방 몰락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국내 OTT 글로벌 진출 모델이 없다면 향후 미디어·콘텐츠 산업 전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OTT 정책이 구체적으로 실현됐으면 좋겠다. 과거 기업 수출과 무역을 위해 정부가 상사 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처럼 K-OTT 글로벌 진출도 정부 주도로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K-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지만 관련 국내 사업자는 성과가 미미한 면도 있다. 어떤 제도 보완이 필요한가.
◇이희주=정부가 예산 10억원을 확보했다면 이를 효율적으로 다 쓸 수 있게 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 웨이브는 웰메이드 콘텐츠 1회차 제작비로 10억원을 투입하기도 한다. 크지 않은 예산을 다시 몇 천만원씩 쪼개서 지원하면 결과물이 좋을 수 없다. 현재와 같은 방식의 콘텐츠 제작 지원은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충분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지원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
강신웅 PP협의회장.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강신웅=넷플릭스가 OTT 시장점유율 50%에 육박하는 지배적 사업자이기도 하지만 제작 같은 부분도 독점하고 있다. 국내 미디어 시장에 직간접적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 제작 현장에서 작가도 없고 연기자도 없고 연출자도 없고 돈과 자본 논리에 따르는 경향이 짙어졌다. 글로벌 사업자 국내 진출로 영화 등 PP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차기 정부에서는 핀신룰(Financial Interest and Syndication Rule)을 만들어야 한다. 특정 플랫폼 사업자가 모든 걸 독점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제작된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미디어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모든 IP나 권한을 특정 사업자에 다 귀속되는 구조도 문제다. 해외 OTT도 국내에서 제작한 콘텐츠로 성과를 냈다면 일정 부분 기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홍종윤=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 구분 없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사업자별로 애로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규제를 다 풀고 동일한 서비스 하는 사람들에게 동일한 규제를 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사업자를 동일한 규제로 묶는 것은 불합리하다. 현재 규제는 특정 사업자 대상이 아니라 공정경쟁, 이용자 보호, 내용규제 등을 동일하게 만들어둔 다음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하면 규제를 그대로 적용 받게 되는 사례가 많다.
플랫폼 사업자는 운영상 규제가 너무 많다. 규제를 모두 없앤 다음 구별 없이 동일한 규제체계를 확립해 합종연횡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에서 제작한 콘텐츠 IP는 국내 사업자가 갖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IP를 갖지 못한 '오징어게임'은 엄밀히 말해 K-콘텐츠가 아니다. 정부가 선행 투자로 콘텐츠 제작 리스크를 공동 부담해주면 국내 제작사가 글로벌 OTT에 IP를 넘길 이유가 없다. 정부가 K-콘텐츠 펀딩 등 기금을 만들어 지원하는 게 한 방법이다.
◇사회=플랫폼별로 차기정부에서 반드시 정비할 규제는 무엇인가.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래운=케이블TV는 지역 생활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소멸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업자다. 지역 균형 발전과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올해 예산만 52조원이다. 대부분이 주택을 건설하고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이다. 과연 그렇게해서 지역 소멸이 해소될지 의문이 든다. 지역 생활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지역 문화를 발전시켜 찾아오고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는 지역 소멸 대응을 위해 건설에 집중된 예산 1%만이라도 지역 생활 플랫폼을 투자했으면 좋겠다. 지역 고령층 인구가 많다. 케이블TV는 이미 확보한 인프라를 통해 각종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소멸 대응 차원에서 케이블TV를 지원하고 활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돼야 한다. 미디어는 앞서가는 데 여전히 아날로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지역채널 보도는 되는데 해설과 논평은 안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보도와 해설이 구분이 안 되는 시대가 아닌가. 유튜브 등에서 1인미디어는 물론 OTT '쿠팡플레이'에서도 보도와 해설을 하고 있다.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은 강력하게 사후규제를 하면 예방할 수 있다.
◇윤도한=현재 동일 사안에 대한 동일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다. OTT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는 반면에 케이블TV나 IPTV에 대한 규제는 아날로그 시대 과거 영향력을 기준으로 설정됐다. 같은 서비스에 대해서는 동일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현재 규제를 부분부분 완화하고 개선하기보다 전체 규제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동일한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어떻게 할지 차기 정부의 충분한 고민이 미디어 정책에 반영됐으면 한다.
◇강신웅=해외는 콘텐츠 제작 투자 시 25~30% 정도 세액공제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3~10% 세액공제가 가능한데 기한이 올해까지다. 세액공제 한도를 글로벌 시장과 유사하게 높이고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재투자할 수 있는 기반 마련 차원이다. 또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이나 선계약 후공급 논의 등 여러 가지 사안에서 플랫폼과 PP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업자 간 조정보다는 근본 원인인 '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재원을 늘려야 한다. 가입자에게 받는 구독료를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고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해 재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플랫폼 가입자 획득 비용을 최소화해 해당 예산이 제작자와 콘텐츠 사업자에게 돌아왔으면 좋겠다. 방송광고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이희주 한국OTT협의회 운영위원장. ⓒ박지호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희주=현재 법체계상 유료방송 규제를 혁명적으로 완화해줘도 넷플릭스와 대결은 어렵다. 넷플릭스와 플랫폼·PP·K-OTT 경쟁으로 봐야 한다. 글로벌 OTT는 할 수 있지만 전통 유료방송 플랫폼은 하지 못하게 막는 규제는 풀어줘야 한다. 정부는 국내 사업자가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에서도 버틸 수 있게는 해줘야 한다. 국내 미디어 사업자 중에 바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 가능한 플랫폼은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든 서비스할 수 있는 OTT밖에 없다.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콘텐츠는 하루아침에 190개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러한 유통창구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먼저 선점한 다음에 남는 것을 활용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 미래는 밝을 수 없다.
배우나 감독·작가 등에 당장 돈을 많이 주는 것보다 글로벌 진출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K-OTT 드라마에 출연해도 당일 또는 다음날 세계 다양한 국가 사람이 시청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이종관=차기 정부는 미디어 규제체계를 기존 공연성과 편성력 기준이 아닌 영향력 기준으로 설계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가 너무 많다. 재허가 자체가 고강도 규제나 재허가를 준비하는 각종 서류와 재허가 승인을 받더라도 이행해야 할 부관 조건까지 기업 행정력 낭비가 극심하다. 약관 신고 수리, 상품 관련 다양한 규제 등 행정처 재량으로 이뤄지는 규제와 불필요한 규제는 혁파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정부, 사업자, 학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정부든 학계든 시장이든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통합 법제 정책연구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스마트TV 인증은 2012년, 방송발전종합계획 2013년, PP발전전략 2014년, 스마트미디어도 2014년에 등장했다. 가장 최근인 2020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전략도 제대로 이행된 게 없다. 몰라서 못한 게 아니라 추진을 못한 부분이 아쉽다. 차기 정부는 추진력을 갖고 미디어 공약을 이행하고 제도를 개선하길 희망한다.
과거처럼 거론만 되고 추진이 흐지부지되는 상황은 재발하면 안된다. 제도 개선 방안이 반드시 마련되고 속도감 있게 추진됐으면 한다. 지난 10년간 몰라서 못한 게 아니라 알면서 못한 게 아쉽다.
정리=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