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대구시 동성로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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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15일 더불어민주당은 중도 확장과 야당 견제를 위한 세 갈래의 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통합정부 주장으로 중도층을 공략하고, ‘안철수 완주론’으로 야권연대 판에는 재를 뿌리면서도 제 3지대 후보에 대한 곁눈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울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사법 공약을 ‘검찰 공화국’이라고 비판하면서 그의 ‘검사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날 메시지에는 ‘통합정부론’이 전면부에 등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선거운동 첫 방문지인 부산 부전역 연설에서 “좋은 정책이라면 연원을 따지지 않고 홍준표 정책이라도, 박정희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라고 말했다. 야권 유력 정치인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중도층뿐만 아니라 보수 부동층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대전 으능정이거리 유세에서도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고 편을 갈라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극우 포퓰리즘을 추종하지 않고 통합된 나라 만드는 국민 통합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정부·국민내각 구상은 이 후보의 대표적인 외연확장 전략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유승민 국민의힘 전 경선 후보 같은 분들은 굉장히 능력있는 분 아니겠느냐”며 “그런 분들이 위기 극복에 동의하고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고 하면 충분히 (내각에)임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 무대에는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 의원은 “담판에 의한 단일화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그야말로 철수하는 그런 모양새가 될 것 같은데 과연 그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는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대전 으느정이거리 유세에서 “안 후보는 모욕을 당하면서도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구걸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윤 후보를 향한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이 ‘오히려 단일화 꼬리표를 떼고 반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적극 설파하면서 그 진정성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후보 등록을 한 뒤에도 (기자들이)단일화 여부를 물어볼 테니 그럴 바에는 미리 윤 후보가 받기 어려운 방법(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해 놓고 간다고 결심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민주당 역시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에 분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에 대한 구애다. 우 의원은 이날 “(김 후보와의)단일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라고 말했지만, 김 후보가 현재 1%대인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면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이 후보와의 극적인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송 대표는 지난 13일 부친상 빈소를 찾은 김 후보에게 “뜻을 모아서 같이 하자”고 손을 내밀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후보 쪽에서)이 후보의 뜻이 담겼음이 확인된 그런 메시지는 있었다”고 말했다.
대(對)윤석열 공세의 강도와 방향도 사뭇 달라졌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윤 후보 공격은 무속인 논란과 배우자 의혹 등 주변부를 주로 향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윤 후보의 사법 정책을 고리 삼아 본격적으로 윤 후보 본인의 국정운영 철학 자체를 정면으로 문제삼기 시작했다. 윤 후보는 전날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청 예산 별도 편성 등을 골자로 한 사법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은 윤건영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윤 후보는 본인 콘텐츠를 제대로 말한 바가 없다. 오로지 딱 하나, 유일하게 알게 된 것은 정치보복과 검찰 공화국에 대한 일종의 집착”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핵심 경력인 ‘검사 정체성’을 파고들면서 광역단체장 경험을 갖고 있는 이 후보와의 대비 효과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박광온 공보단장도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을 검찰 제국으로 만들고, 측근들을 앞세워 보복 수사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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