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유능 메시지로 윤석열과 차별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부산 부전역 앞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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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되겠다.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내놓은 첫 메시지다. 이 후보는 부산 부전역 앞에서 열린 첫 공식 선거 유세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스러운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국민들이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한민국을 G5 5대 강국으로 만드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또한,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유능'과 '통합' 이미지를 거듭 부각한 것이다.
"부산서 좌초된 사업, 경기도에서 성공시켰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부산시의 소극적 태도로 좌초될 뻔한 사업을 경기도에서 성공시킨 사례를 예로 들었다. “우리 부산 시민께서 섭섭하게 생각하실 일이 있다”고 운을 뗀 그는 사연을 풀어 놓았다.
“부산 기장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서핑장을 만들어서 1만5,000명을 고용하는 큰 사업이 있었다. 부산시가 ‘이것 때문에 안 된다, 저것 때문에 안 된다’며 2년 6개월간 안 된다는 소리만 했다. 그러다 (사업 주체가) 포기 지경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제가 그 사업을 경기도로 유치하기 위해 토지 구입, 인허가, 규제대책, 건축 허가까지 원팀에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했다. 2년 만에 경기 시흥 거북섬 근처에 노는 땅을 사서 인허가 받아 공사 다 끝내고 개장하는 데까지 2년밖에 안 걸렸다."
이 후보는 “이것이 바로 정치와 행정을 누구를 위해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부산 진구 부전역 앞 유세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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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정책이라도 쓸 것" 통합·유능 메시지 주력
이 후보는 "누군가를 혼내는 것이나 누군가 과거를 뒤져서 벌을 주는 것은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만, 진정 필요한 것은 한순간도 권한을 낭비하지 않고 오직 우리들 삶을 위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고, 연원을 따지지 않고 좋은 정책이라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정책이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이라도 갖다 쓰겠다”고 했다.
윤 후보의 '대북 선제 타격론'도 견제했다. 이 후보는 “한반도 전쟁이 터지면 개전 하루 만에 170만 명 이상이 사상한다는데, 다 부서지고 다 죽은 다음에 이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나의 정치적 이익을 얻겠다고 군사 긴장을 고조하고 ‘돈 줄 테니 총 쏴달라’고 (북한에) 부탁하고 선거 때가 되면 남북 관계를 경색시켜서 이익을 취하려는 구태정치와 안보 포퓰리즘이 재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데 대해 “부산은 대한민국 민주개혁진영이 자랑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낳은 곳이기 때문"이라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넘어서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고치고, 새로운 것은 더하면서 4기 민주 정부를 만들어 대한민국과 부산의 부흥을 다시 이끌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부산항을 방문해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를 만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현장 근무자들과 소통해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부산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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