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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언제나 열려있다”...尹과 단일화 시동 건 安을 대하는 이재명의 ‘플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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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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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정부를 위해 필요하다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지 않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전격 제안으로 ‘야권 단일화’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하루 만인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치교체·국민통합’을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과정과 무관하게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연대·연합해서 국민내각으로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정치세력 교체를 넘어 정치 자체가 교체되어야 한다”며 “국민에게는 ‘묻지마’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 세상 교체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제안하며 “‘묻지마’ 정권교체가 아니라 더 좋은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후보는 ▶책임총리 국민추천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비례대표 확대 등도 약속했다. 캠프 3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안 후보가 주장해온 정치어젠다를 발표하며 그에게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어그러진 ‘李·安 연대’…“야권 단일화 저지하자”



이 후보는 이날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야권단일화 전망에 대해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두고 국가 발전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는 특별히 더 말씀드릴게 없다”고 말했다. “평가 자체에 선을 그으며 제안자인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 언급도 피한 것”(민주당 보좌관)이란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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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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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캠프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TBS라디오에서 “안 후보의 제안은 사실상은 ‘단일화 차단선’ 같이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상황실장은 KBS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후보등록까지 하고 단일화를 제안하며 완전한 배수진을 쳤는데 국민의힘이 한마디로 걷어차지 않았나. 단일화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와의 거리를 좁히면서 자신이 ‘대안’임을 강조하고, 캠프는 야권단일화에 대한 기대 여론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경기도 출신 캠프 인사는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단일화 명분으로 내걸었으므로 이 후보와 손잡기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로선 안 후보를 북돋워 대선을 완주하게 하면서 ‘4자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대응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에선 “이 후보가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는 것은 안 후보를 지지해온 중도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전직 의원)이란 말도 나온다.



“정치는 생물”…李·安 연대 불씨 살릴까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이·안 연대’의 불씨를 살리려는 듯한 움직임도 여전히 나온다. 강훈식 전략본부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는 (실현 여부가) 정확하지 않다”면서도 “이 후보가 국민내각과 통합정부 등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널리 인재와 함께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는데 그 부분은 지금도 열려 있고 앞으로도 열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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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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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중진 의원은 “윤 후보가 흥정하듯이 협상을 진행하면 안 후보도 크게 실망하며 단일화에 망설일 것”이라며 “이 후보가 그때 안 후보에게 ‘10분 회동’을 제의하면 두 사람이 담판을 지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이 후보는 안 후보가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있는 명분들을 계속해서 제시하면서 야권 단일화가 매끄럽게 이뤄지는 것을 최대한 저지하려고 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 후보 존재를 지렛대 삼아 윤 후보와의 협상 과정에서 실리를 얻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전망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안 후보 입장에서는 이 후보와 손을 잡는 것을 ‘자기부정’이라고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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