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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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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자율주행 기술 로봇청소기에 이식… 라이더로 3차원 공간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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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LG전자 로봇청소기 '물걸레 전용 LG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 해당 로봇청소기는 라이다 센서를 적용하고 있지 않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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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자율주행 핵심 기술로 꼽히는 ‘라이다(LiDAR)’를 도입한다. 라이다는 주변 360°를 레이저로 쏴 돌아오는 시간차를 측정해 자율주행 주체가 스스로 공간을 인식하고, 위치를 파악하도록 돕는 센서로, 자동차 분야에서는 고성능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요소로 평가받는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로봇청소기에 라이다 센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LG 로봇청소기는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주변 이미지를 촬영하고 수집한 이미지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공간을 파악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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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로봇청소기 물걸레 전용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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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활용한 자율주행은 물체를 구분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비용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 이미지 기반으로 물체의 색상까지 파악한다. 비교적 구조가 간단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전기차 테슬라가 이런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차에 적용하고 있어 이 방식은 ‘테슬라 방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반면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은 빛의 밝기와 채도에 따른 성능 편차가 있다. 이 때문에 형광등, 발광다이오드(LED), 할로겐 등 조명 종류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또 물체와의 정확한 거리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바닥에 깔린 카펫이나, 전선 등을 피해 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라이다 센서다. 라디아는 전파를 활용하는 레이더(radar)나 이미지를 분석하는 카메라 센서에 비해 작은 물체 감지에 유리하고, 정확한 거리 탐지도 해낸다. 조명 종류에 관계없이 형태 인식을 정밀하게 하는 덕분에 산업용 로봇에도 사용 빈도가 높다. 자율주행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송영기 스프링클라우드 대표는 “정밀한 공간 인식을 해낸다는 능력 면에서 라이더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을 훨씬 능가하는 성능을 지닌다”라며 “로봇청소기에도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보다 라이더 기반 자율주행이 유리할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라이더 센서의 단점은 카메라 센서에 비해 비싸다. 또 주변 360°를 훑는 센서 특성상 로봇청소기 본체 위에 센서를 장착해야 해 제품 크기가 커진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내놓는 로봇청소기의 두께가 상당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라이다 센서 단가 자체가 비싸, 장착할 수 있는 센서 수량에 한계가 생기고, 유지보수 측면에서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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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개발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ADAS 기술.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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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미 전자 계열사인 LG이노텍 등과 함께 전장 분야 연구개발을 통해 실제 자율주행차를 위한 라이다 센서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경쟁 가전 기업들이 외부 센서를 공급받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통합적인 센싱 능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봇청소기용 라이더 관련 상표도 등록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3D(3차원) 비주얼 라이다(LiDAR)’라는 상표의 용도를 ‘청소기용’으로 분류하고 있다. 해당 상표만 보면 LG전자의 로봇청소기 라이다 센서 기술은 라이다 센서 하나만 장착하는 것이 아닌 카메라, 3D 센서, 라이다 등을 통합한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 센서 적용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라이다 적용 로봇청소기는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군인 ‘시그니처’로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그니처 제품군에 로봇청소기는 포함돼 있지 않다.

LG전자 로봇청소기의 라이다 적용 사례는 에어컨이나 세탁기 등을 통해 키운 인버터 모터 기술을 전기차용으로 활용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LG전자 사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가전과 전장 기술의 컨버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LG전자는 생활가전에 대해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더해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LG 씽큐앱’을 통해 하나로 묶고 있다. 소비자들은 해당 앱을 통해 각 가전의 사용 경험을 높이고, 회사는 소비자 사용 데이터를 축적해 서비스 품질 개선과 차세대 제품 개발 등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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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LG씽큐앱을 통해 가전 경험을 높이고, 데이터를 축적해 제품 개선 등에 사용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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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경우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할 때마다 자율주행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실제 자동차용 자율주행 기술에 접목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자동차를 통한 자율주행 테스트는 시간, 공간, 비용, 법적인 제약이 많기 때문에 가전으로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전장 기술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을 통한 사용, 실행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은 LG가 미래 먹거리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전장 고도화에 아주 유리하다”라며 “최근 LG전자가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 업체에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가전에서 얻은 사용 데이터를 전장에 접목하면 이 분야 경쟁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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