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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전립샘암 수술 땐 성 기능은 포기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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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강성구 고려대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중앙일보

전립샘암 수술을 하고 나면 남자로서의 성 기능은 포기해야 한다고 설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유명한 미국 의학 드라마 시리즈인 ‘그레이 아나토미’에서는 전립샘암 수술을 앞둔 젊은 남성이 수술을 받고 나면 발기부전이 올 거라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전립샘은 정액의 일부를 생성하고 정자의 움직임을 돕는 물질을 분비하며 역행성 사정이나 요실금을 막아준다. 이러한 전립샘에 암이 발생하면 1~2기에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재발하거나 진행성 암인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성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수술 부위 특성상 예전에는 신경을 보존하지 못해 수술 후 성 기능이 저하되거나 잃는 경우가 많았다. 발기부전은 근치적 전립샘 절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흔한 합병증 중의 하나로 수술하면서 발기신경이 제거돼 발생하는 것이다. 나이가 젊거나 국소성 암의 경우 발기 기능의 회복률이 높다. 또 최근에는 로봇 수술을 통해 정밀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지고 신경보존술식이 발전돼 전립샘암 수술 후의 성 기능 보존 가능성이 커졌다.

전립샘암 수술 후 성 기능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로봇 수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해서 이뤄져 왔다. 우선 2005년부터 미국의 파텔 교수를 중심으로 전기소작기를 쓰지 않는 방법이 소개돼 획기적으로 발기력 복원의 향상이 이뤄졌다. 전립샘을 절제하는 과정과 절제 후의 출혈 부위에 소작기를 쓰지 않고 꼼꼼하게 봉합하는 방식이다.

또한 2015년부터는 신경을 아래에서 위로 복원하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획기적인 신경보존술식(Toggling)을 통해 다시 한번 발기력 향상이 이뤄졌다. 이 수술법은 필자가 미국의 파텔 교수와 함께 발전시킨 것으로, 국내에는 학회를 통해 2016년에 처음 소개했다. 성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세계 최초로 증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술기의 발전을 통해 획기적인 신경보존술식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물론 수술 전에 발기력이 매우 약하거나 없는 환자를 수술 후에 정상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하지만 수술 전 성 기능이 활발했던 전립샘암 환자에게 이렇게 양측의 신경보존술식이 정확하게 시행된다면 90%의 환자에서 발기력을 보존할 수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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