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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주거래은행, 지방은행으로 바꿔야하나"...총량규제 느슨해 대출여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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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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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들이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하고 지역금융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수도권 공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가계대출을 늘리고 시중은행의 베테랑 은행원들을 영입해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도 확대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 작년 말 기준 부산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6조2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경남은행의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도 직전 해보다 11.5% 늘어난 12조135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은행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엔 디지털 채널을 이용한 수도권 신규 고객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이 금융사에서 비대면으로 신용대출을 받은 수도권 고객은 2만9698명으로 전년(1만8173명)보다 63%나 늘어났다.

BNK금융은 지난해 신규 비대면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부산은행은 작년 6월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대출 심사부터 실행까지 진행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ONE아파트론'을 내놨다. 경남은행은 핀다, 시럽 등 대출 비교 서비스에 모바일 신용대출을 선보이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지방은행에 다소 느슨하게 적용되는 것도 지방은행이 적극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사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로 '5~6%' 수준을 제시했다. 시중은행은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지방은행에는 규제가 다소 느슨하게 적용되며 당국 목표치보다 가계대출이 더 많이 늘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고, 기존에 보유한 가계대출 자산도 적은 편이어서 금융당국이 한도를 조금 더 넉넉하게 부여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당국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주춤한 틈을 지방은행이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고객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대구은행 전체 고객 중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95%로 전년 말 대비 2%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대출 총액 중 수도권 고객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직전 해(21.6%)보다 7.7%포인트 늘어났다.

지방은행은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고객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지점장을 거친 뒤 퇴직한 베테랑 은행원을 채용해 수도권 영업을 맡기는 '기업금융영업 전문가(PRM)'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를 맞는 PRM제도를 통해 베테랑 은행원 약 53명이 대구은행 옷을 입고 인생 2막을 시작했다. DGB금융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PRM의 대출 잔액은 1조6563억원으로 전년 말(9995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부산은행도 이 제도를 차용해 PRM 5명을 선발한 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역경기 침체로 인해 지역금융의 역할에만 머무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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