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은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후보와 안 후보의 ‘여권 연대’를 기대했던 민주당에서는 허탈해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이 후보가 정치교체 필요성을 강조하고 당내 일각에서는 향후 안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안 후보에게 보내던 구애의 손길을 거두지는 않는 기류도 나왔다.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이 알려지자 민주당 내부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제 정치혁신은 물 건너갔고, ‘묻지마 정권교체’로 가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민주당으로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이 후보에게 악재가 될 것이 뻔하고 안 후보 등을 염두에 둔 ‘여권 연대’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하면서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그동안 안 후보와의 연대론을 물밑에서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후보 단일화보다는 연대라는 형식을 통해 차기 정부에서 통합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실제로 송영길 대표는 지난 11일 YTN 라디오에서 “우리는 안 후보의 과학기술 강국 어젠다와 비전을 흡수하겠다”고 말했고, 우상호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같은 날 CBS 라디오에 나와 “양 후보(이재명·안철수)가 (서로) 왔다 갔다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다”고 언급했다.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민주당으로선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면 기회는 (우리에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지지율이 적지 않게 나오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느 한 쪽도 물러서지 않는 단일화 협상 정국이 펼쳐지고 이 후보에게 되려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서귀포올레시장에서 연설을 한 뒤 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 제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과제”라며 “국민을 중심에 놓고 미래로 나아갈 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를 직접 거론하는 대신 거대 양당 체제를 극복할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거대 여야가 상대방의 발목을 잡아 실패를 강요하고, 그가 실패하면 내가 기회를 갖는 비정상적인 정치체제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국민이 제3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정치구도를 만들어 정치를 교체해야 진정한 선의의 경쟁이 가능하고, 거대 여야는 국민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지금은 네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국가가 가진 모든 지혜와 역량, 인재와 정책을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잘 쓸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저는 경기지사 시절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쓰고, 좋은 정책이면 출처를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통합정부 공약을 통해 안 후보를 비롯한 제3지대 후보들에게 간접적으로 구애의 뜻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안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쾌유를 기원한다. 안 후보께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박홍두·김윤나영 기자 phd@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