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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김원웅 감사 결과 6100만원 비자금 횡령”…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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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김원웅 광복회장이 국회에서 운영한 카페의 수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6100만원을 개인 비자금으로 쓴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감사 결과 김 회장이 친인척이 세운 회사에 광복회 사무실을 무단으로 쓰게 하는 등 부당한 지원을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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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JT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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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훈처에 따르면 김 회장은 광복회가 운영하는 국회 내 카페 '헤리티지 815'의 수익금 일부를 빼돌려 사적 용도로 썼다. 비자금은 카페에 원두 등을 납품하는 별도의 중간 거래처인 Y업체를 활용해 허위로 발주하거나 원가를 과다 계상하는 수법으로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 현재까지 드러난 비자금 규모는 6100만원이다. 이 외에도 카페에서 발생한 현금 매출을 임의로 사용한 정황도 포착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만으로는 구체적인 횡령액 등 금전 거래 과정을 파헤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비자금 규모는 향후 경찰 수사 등을 통해 더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자금 가운데 1000만원은 김 회장 명의의 통장에 직접 입금됐으며, 나머지 돈은 중간 거래처인 Y업체가 비용을 대납하는 방식으로 마련했다. 김 회장은 비자금 중 일부를 자신의 한복ㆍ양복 구매와 이발비 등으로 썼으며, 자신이 설립한 협동조합(허준 약초학교, 강원도 인제 소재)의 공사비와 장식품 구매비 등으로도 썼다고 보훈처는 밝혔다.

앞서 광복회는 헤리티지 815 카페의 수익금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에 쓰는 조건으로 국회 사무처로부터 공간을 허가받았다. 2020년 5월부터 3년 간 임대료를 내지 않고 운영되는 조건이었다. 당시 국회 사무처장은 유인태 전 의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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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감사 결과 김원웅 광복회장이 국회 내에서 운영되는 카페 '헤리티지 815'의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카페는 수익금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에 쓰는 조건으로 국회 사무처로부터 2020년 5월부터 3년 간 임대료를 내지 않고 운영되는 곳이다. 사진은 카페 '헤리티지 815' 모습.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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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감사를 통해 김 회장의 또 다른 비위 의혹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내 사무실과 집기를 자신의 친인척들이 설립한 골재 채취 업체인 백산미네랄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또 백산미네랄의 골재 사업과 관련해 광복회장 명의의 협조 공문이 국방부와 여주시 등에 발송된 것도 확인됐다. 다만 보훈처는 해당 문서들이 ‘광복회의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ㆍ변조 문서’라는 의혹에 대해선 “가공의 문서번호가 기재된 6건의 공문이 확인됐다”면서도 “인장 무단 사용 및 문서 위조 여부 등은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적으로 수사가 필요한 사항은 수사 의뢰하고 비위 대상자는 징계를 의뢰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비자금은 전액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리티지 815 카페에 대해선 수익사업 허가 자체를 취소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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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사전녹화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본 후 박수를 치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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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보훈처는 "광복회장을 해임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광복회가 감사 결과를 자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행정지도를 했다”며 “광복회 내부 정관에 따라 징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복회 정관상 대의원 등 총회 구성원의 과반이 광복회장 불신임을 요청할 경우 임시 총회를 열게 된다. 이때 재적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회장직에서 해임할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선 지난달 27일부터 보훈처 감사가 시작됐고 설 연휴 기간까지 겹쳤던 만큼 “감사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그동안 김 회장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가 많았던 만큼 보훈처 입장에서 이번 의혹을 그대로 넘어가기는 어려웠다”며 “보훈처 내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퍼질 것을 우려해 빨리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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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2일 이형진 한국광복군 제2지대 후손모임(장안회)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광복회관 앞에서 열린 김원웅 광복회장 부모 광복군 복무 기록 날조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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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김 회장을 둘러싸고 광복회 내에선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김 회장 부모의 ‘가짜 광복군’ 논란도 불거졌다.

보훈처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독립유공자 공적 검증위원회를 열었지만, 김 회장 부모의 서훈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광복군 제1지대 제2구대장을 지냈다’는 김 회장 부친의 자필 공적서상 내용이 국가기관 사료와 배치되는 등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회장은 광복절 기념식 등에서 보수 세력을 친일파로 규정하는 등 정치적인 발언으로 광복회 내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강연에서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발언에 대해선 황기철 보훈처장도 국회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한편 김 회장 측은 보훈처 감사에 앞서 언론 보도로 국회 카페 수익금 의혹이 일자 “언론에 제보한 A씨는 광복회에서 수익사업 관련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9월 비리가 드러난 사람”이라며 “A씨가 본인의 비리 행위를 김 회장에게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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