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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日, LNG 수입 물량 일부 유럽에 주기로... 우크라이나 침공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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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을 통해 정상회담을 하던 중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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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분 일부를 유럽에 주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추진을 둘러싸고 서방과 군사 긴장을 고조하고 있는 러시아가 유럽에 보내는 가스관을 차단할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경제산업상은 9일 LNG 수입 물량에서 국내 수급 안정에 필요한 몫을 제외한 잉여분을 유럽 국가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종합상사 등을 상대로 국내 필요량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내달부터 잉여 물량을 유럽 국가들에 매각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에 보내는 가스관을 차단할 경우 서방경제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은 현재 가스 수요의 약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EU의 LNG 수요 가운데 45%가량은 미국에서 수입했는데,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을 경우 연쇄 가격 폭등이 우려된다. 이미 전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유럽으로 수출한 LNG는 600만 톤에 약간 못 미쳤다. 이는 1년 전과 대비해 약 40%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일본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천연가스 수입분을 유사시 유럽에 보낼 수 있는지 타진했다. 미국의 요청에 일본이 발 빠르게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 동맹국 간 협조를 중시해 유럽을 지원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NHK방송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협력 요청에 일본 정부가 이례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이 유럽에 줄 수 있는 LNG 물량은 내달의 경우 수십만 톤 규모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이 넘기는 물량이 유럽의 에너지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화력발전 연료와 도시가스로 사용되는 LNG 전량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입국이다. 일본가스협회에 따르면 2020년도 LNG 수입량은 7,636만 톤에 달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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