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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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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30%가 남성"…이대남·이대녀 아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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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해 n번방 사건 최초 보도자인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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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일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피해자의 30%가 남성"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남녀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의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에서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남성 피해자도 상당히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고, 그 오해 때문에 일부에서 남녀 간의 갈등 사안처럼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인권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소중한 것이고, 인간의 내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 착취물 문제는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 출신 박지현 씨와 이 후보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박 씨는 지난달 민주당 선대위의 여성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디지털성범죄를 남녀 갈등 사안이 아닌 인권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대남의 표심 이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메시지의 방향을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 호소에 '올인'하는 선거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이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대녀(20대 여성)는 이대남과 젠더 갈등이 부각된 이번 대선에서 지지 후보를 가장 많이 유보하고 있는 부동층으로 꼽힌다.

한편 이 후보는 "경기지사로 근무할 때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전국 최초로 만들었고 실무 인력도 상당수 배치해서 상당히 성과가 많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디지털성범죄 수익에 대한 독립몰수제 도입, 광역 단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설치, 변형카메라 등록제 도입, 딥페이크 영상 표시의무제 도입 등 공약도 소개했다.

이 후보는 박 씨가 최초 n번방을 공론화하면서 느낀 분노와 무력감 등에 공감하면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전통적으로 분류되는 중범죄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중요한 범죄가 나왔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영상, 그럴 수 있지' 하는 게 문제다. 이게 공공연하게 유통될 경우 생기는 피해의 크기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가지는 불안감과 남성이 인지하는 불안감이 완전히 다르다. 여성의 안심 귀가길 지원 사업,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많이 설치하는 사업에 남성 일부나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현실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고 상대가 큰 고통을 입는 사실을 규범화하고 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리는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 참석한다. 2003년 192명의 사망자를 낸 대구지하철 참사 19주기를 추모하는 행사로, 이 후보는 생존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산업안전과 재난재해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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