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동맹국과 도발 맞서야”… “전쟁 억지력 발휘”
외국 분쟁 휘말리기 싫다 밝힌 바이든, 줄타기 전망
반전 평화운동단체 '코드핑크'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처를 비판하며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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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3,000명을 동유럽에 추가 배치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깊어지면서 이와 관련한 미국 내 여론이 둘로 갈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무질서한 철군으로 곤욕을 치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ㆍ더힐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추진을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군사긴장 고조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 프라밀라 자야팔, 바바라 리 하원의원은 지난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새로운 병력 배치, 전면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 수억 달러의 치명적인 무기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러시아의) 오판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개입이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들은 “러시아의 전략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며 “미국과 나토는 이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에 동맹국과 함께 단호히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나토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미군을 파견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다.
미국의 개입이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은 개입 당위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리언 페네타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 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재고하게 만든다”고 더힐에 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수록 푸틴 대통령에겐 어떤 해결책을 시도해야 하는지 결정할 명확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명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 외국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런 국내 여론 양분은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제적으로도 미국의 역할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이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국내 여론의 양 극단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 전략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선 순위를 균형 있게 조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제 및 국내 무대에서 일종의 정치적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더힐에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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