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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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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탱크, 우크라 국경 넘는 즉시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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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전쟁 꼬리위험…에너지와 식품의 무기화

뉴스1

1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 인접한 러시아 옐냐의 야전 캠프에 전투 차량이 대거 집결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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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종잡을 수 없는 군사위협을 가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파문을 일으킬 위험도 커지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글로벌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뉴욕 증시는 반등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서면 전쟁 공포가 주식부터 원자재, 통화 시장을 덥칠 수 있다. 가뜩이나 긴축압박에 위축된 증시는 더 내려가고 공급차질에 오른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거의 즉각적으로 돌파할 수 있다. 러시아가 초강력 제재를 받아 러시아 통화 루블이 추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 유가 100달러 돌파, 곡물대란 우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파를 던질 것이라고 CNBC방송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안전자산인 미 달러와 국채가 뛰고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주로 생산하는 원유, 밀, 팔라듐을 비롯한 원자재도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탱크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을 넘어서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전략 본부장은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7년 넘게 만에 최고인 배럴당 90달러 수준이다. 새해 첫달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북해 브렌트유는 거의 17%씩 뛰면서 지난해 2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 중 한 곳으로 수출원유는 일평균 500만배럴에 달한다. 서방이 러시아 은행까지 옥죄는 초강력 제재를 취하면 러시아가 원유수출을 줄이는 방안까지 논의할 수 있다. 러시아산 원유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슬로바키아, 헝가리, 체코로 수출된다. S&P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경유(transit)하는 러시아산 수출원유는 2020년 1230만톤에서 2021년 1190만톤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이번 긴장으로 유가의 "급등"이 현실화할 위험이 있다고 JP모간은 예상했다.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오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연율로 0.9%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은 7.2%를 기록해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JP모간은 경고했다.

또 유럽의 천연가스는 러시아산이 전체의 1/3에 달한다. 그는 "유럽 가스는 물론 밀 시장도 전운을 느낄 것"이라며 "다양한 시장에서 전쟁의 위험을 감지할 것이다. 러시아는 인기곡이 하나 뿐인 가수(one-trick pony)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밀을 수출하는 국가들로 두 국가가 세계 밀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달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이 막힐 수 있다. 밀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전염병으로 악화한 공급망 정체에 부담이 커지며 식품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위험이 크다.

크로프트 본부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원자재 슈퍼마켓과 같은 국가들"이라며 "특히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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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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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블 대폭락 vs. 찻잔 속 태풍

러시아 증시와 루블이 급락하며 러시아 경제도 불안해질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 유럽 각국들은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고 있기 때문.

군사 긴장이 증폭되면서 러시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딧스프레드(러시아 회사채와 미 국채 수익률 차이)는 지난 몇 주 동안 크게 벌어졌다고 바클레이스는 지적했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에서 "제재 발표가 임박하고 지정학적 긴장이 쌓이면 러시아 크레딧은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는 경향이 있다지만, 국채신용 관점에서는 러시아 시장은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하다가 상대적으로 급반등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자산 상장지수펀드(ETF)도 약세다. 아이셰어 MSCI 러시아ETF는 올 들어 7.9% 밀렸고 지난 3개월 동안은 21.9% 주저 앉았다. ING의 크리스 터너 글로벌마켓 본부장은 "2014년 말 일어났던 이벤트의 기억이 되살아난다"며 "미 달러 사재기와 유동성 격차로 당시 루블은 대폭락했었다"고 전했다. 2014년 말 러시아는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하지만 당장은 금융시장이 전쟁위험을 가격에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는 올해 들어 2.2% 올랐고 지난 5거래일 동안에만 4.1% 상승해 다른 이머징 통화 를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했다.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시장전략가는 "미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대화를 진행중으로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힘들다"며 "시장은 정치인들만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시장전략 본부장은 "우크라이나가 위험이지만 시장을 크게 뒤흔들 정도는 아니다"라며 "연준이 갑자기 정책을 전환하기 이전까지 우크라이나는 이슈도 아니었다. 연준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면 우크라이나 이슈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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