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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러 침공 임박 표현 자제해달라…경제 한계점으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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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키예프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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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경고가 자국에 경제적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고 CNN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전쟁의 위협으로 인해 경제난이 더 심해지고 사람들의 불안감도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다.

우크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침공 가능성이 있다’ ‘침공이 임박했다’는 표현을 반복하는 것이 투자자들을 겁먹게 만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의 경제를 한계점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모두가 내일 전쟁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면 경제는 정말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영국이 일부 비필수 자국 인력을 우크라 대사관에서 철수시키고 자국민들을 우크라에서 떠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우크라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들의 결정이 마치 탈레반에 함락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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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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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영 가스 회사인 나프토가스의 유리 비트렌코 CEO도 “침공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지만 공황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침공이 있으면 우리가 일을 멈추고 참호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몇 달 안에 경제에 매우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도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이에 대해 “러시아의 위협은 작년 봄 당시와 비슷하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우리는 오해가 있다, 나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내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불만을 이야기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가능성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연이어 제시해왔다. 30일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국경 근처로 부상자들에게 공급할 혈액을 옮겼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에 백악관은 2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임박했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주 브리핑에서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고 했는데 “내가 (임박했다는 표현을) 쓴 건 한 번”이라며 “다른 이들도 한번 썼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사용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의도하지 않은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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