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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업체 DJI, 중국 국유·국영 투자기관 자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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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中 정부 투자 안 받았단 DJI 주장과 배치"

연합뉴스

미국 마이애미 상공을 비행 중인 DJI 드론
[게티이미지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大疆·다장)가 중국 국유·국영 투자기관의 투자금을 받았으며, 이는 DJI와 중국 정부 간 관련성을 보여주는 예라고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WP는 DJI의 회사 보고서와 중국 국유·국영 투자기관의 홈페이지 게시물, 독립 연구단체인 미국 영상감시연구소(IPVM) 분석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중국 국무원의 국유자산 감독관리위원회(SASAC)가 직접 경영하는 국유자산 운용기업 중국청퉁(誠通)지주그룹을 비롯한 국유·국영 투자기관 4곳이 최근 몇 년 사이 DJI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WP 설명이다.

2018년 DJI 회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청퉁은 2016년 SASAC의 승인을 받아 출범한 553억 달러(약 66조8천억원) 규모의 정부 펀드를 이용해 DJI에 투자해 왔다.

중국청퉁이 구체적으로 얼마를 DJI에 투자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중국청퉁 홈페이지는 2019년 펀드 고위직 인사가 DJI 생산시설을 방문한 사실을 소개하고 있으며, 관련 게시물에는 "DJI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를 고수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찾아낸 IPVM 분석가 찰스 롤렛은 "SASAC가 투자했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투자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DJI가 중국 정부의 투자를 받지 않았다고 말해온 것과 직접적으로 배치되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DJI 측은 2020년 "중국 정부로부터 어떠한 투자도 받지 않은 반면, 미국 벤처자본 기업들이 1억 달러(약 1천209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청퉁 외에도 상하이(上海) 창업투자 인도기금, 광둥(廣東) 헝젠(恒健) 투자지주, 국가개발투자그룹(SDIC) 관련 펀드도 DJI에 투자했다고 WP는 설명했다.

다만, DJI는 중국 정부의 '직접' 투자를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기관 4곳은 WP의 논평 요청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DJI는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선 DJI의 드론이 수집한 정보가 중국 정보당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미국 정부는 2019년 중국산 드론과 부품의 군용 구매를 금지했고, 2020년에는 미국 회사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무부 제재 리스트에 DJI를 포함한 데 이어 작년 말 재무부 투자 블랙리스트에 DJI를 올려 미국인의 금융지분 취득을 금지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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