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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8년만에 유가 100달러 시대 오나…물가 관리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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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안내판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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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8년만에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으로 석유기업들의 투자가 줄고, 코로나19 위기 후 경제회복으로 수요는 살아나는 구조적 변화도 지속되고 있어 유가가 올해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체감하는 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 통계를 보면 지난 1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8.20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연평균 가격이 39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68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에도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 역시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가 미 에너지정보청(EIA),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기관 전망을 분석한 결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으로의 일상 회복, 친환경 기조 강화로 석유 투자 감소 및 생산 능력 축소, 지정학적 불안 등이 올해 고유가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오미크론 충격에서 벗어나 보복소비 등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고, 탈탄소 기조가 강화되면서 석유 기업들의 생산능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고조로 서방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러시아가 유럽에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하며 맞설 경우 심각한 공급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정학적 불안이 연초 국제유가 급등을 초래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체감 유가는 이미 100달러선을 넘었다는 추산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기준 원·달러 환율 1205.5원에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 87.58달러를 계산하면 원화로 환산한 구매 가격은 배럴당 10만5577원이 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 1026.4원에 배럴당 국제유가가 103.25달러를 기록했던 2014년 8월12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현재 체감하는 가격 수준이 과거 국제유가 100달러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는 뜻이다.

유가와 환율이 함께 오르는 현상은 역사상 이례적이다. 대개 고유가 시대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예고가 달러 강세까지 이끌면서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고유가 행진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등도 한계를 나타낼 수 있는데다,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고유가는 농산물과 금속 등 다른 원자재 가격에도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물가불안 심리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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