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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침묵 깬 푸틴 "우크라, 크림 탈환 시도시 나토와 전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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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을 나눈 뒤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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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을 무력으로 탈환하려 할 경우,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달 이상 지속돼 온 서방 국가의 경고와 군사 움직임에도 침묵하던 그가 공개석상에서 전쟁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에서 받은 서면 답변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는 안전 보장과 관련된 러시아의 근본적인 요구를 무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는 앞서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 내용이 담긴 안보 보장안을 서방 국가에 제안했다. 1997년은 러시아와 나토 간 기본조약이 체결된 해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우려를 무시하면서 미국과 나토는 각국이 자신의 안보 확보를 위한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음을 주장한다"며 "이는 단지 '안보 불가분성'의 한 부분일 뿐이다. 다른 한 부분은 누구의 안보 강화도 다른 국가들의 안보를 희생해서 이루어져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독트린 문서들에는 크림을 무력 등의 방법으로 수복할 것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됐고 충분한 무기를 확보했으며 이곳에 폴란드나 루마니아처럼 현대적 공격 무기가 배치돼 있고, 크림 작전을 시작한다고 상상해보라"고 가정했다.

그는 이어 "서방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 해소를 위한 서방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도 했다. 그는 "비록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안전보장 주제의 대화가 지속돼 최종적으로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와 분쟁을 일으키길 원하는 지도자는 한 명도 없다"면서 "헝가리와 중부 유럽 국가들은 서방과 동방(러시아) 간 긴장 완화와 냉전 예방에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토 회원국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온 그는 러시아와 나토 간 이견은 극복될 수 있으며, 러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해주고 나토 회원국들도 수용할 수 있는 협정 체결이 가능하다면서 향후 협상이 그러한 협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회담 뒤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믿나'라는 질문에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그러한 행동에 대한 의도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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