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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새우꺾기'고문부터 무기한 독방 감금까지…감옥보다 더한 외국인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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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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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모로코 출신 A씨가 지난해 6월 보호소 공무원들에 의해 이른바‘새우꺾기’를 당한 모습. 화성외국인보호소 폐쇄회로(CC)TV 화면.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대응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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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인가, 감옥인가.’

미등록 이주민을 외국인보호소에 무기한 구금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라는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보호소 수용자에 대한 고문과 독방 감금 등 인권침해 행태를 개선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는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외국인을 사실상 무기한 구금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제63조 1항’ 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지난달부터 2월10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해당 서명은 이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에 제출될 예정이다.

법무부 소속 기관인 외국인보호소는 ‘보호소’라는 이름과 달리 사실상 교도소와 같다. 외국인 수용자는 외국인보호소 밖으로 나갈 수 없고 보호소 내 보호실을 벗어날 수 없다. 식사, 용변 등 모든 일과가 철창 안 보호실에서 이뤄지며 외부인과의 만남은 변호사들에게 허용되는 특별접견과 일반 시민들에게 허용되는 일반접견 형태로만 가능하다. 보호복이라는 단체복을 입고 주 2회 외부 운동시간 외에는 하루종일 갇혀 지내야 한다.

내부 처우도 열악하다. 이란 출신 A씨는 2019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장기 구금된 지 1년 만에 급성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이 보호소 의료진은 의사 1명, 간호사 1명이 전부였고 의사 전공은 내과와는 무관한 정형외과였다. 의학 전문 통역인도 따로 없었다. 대책위는 A씨가 사망 전 3개월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고 밥 대신 인스턴트 믹스 커피로 연명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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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용자는 고문이나 독방 감금 등 인권침해도 겪는다. 모로코 출신 B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소 12차례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독방에 갇히고 최소 4회 이상 손·발목을 포박 당해 손발이 모두 꺾인 자세로 배를 바닥에 댄 일명 ‘새우꺾기’ 고문을 당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모임 ‘마중’에 따르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채 화성외국인보호소 격리실에 1년 가까이 수감된 C씨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정신적 고통을 못 견뎌 변기를 부수고 부상을 입어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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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보호소의 미등록 이주민 수용은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을 근거로 한다. 이 법에는 ‘지방출입국, 외국인관서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구금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사실상 무기한 구금을 허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보호소의 미등록 이주민 수용이 영장을 요하지 않는 데다 구금 상한 규정도 존재하지 않아 인권침해라고 지적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가인권위원회도 해당 조항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새우꺾기’ 고문 등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법무부에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에 대해 이미 두번이나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세 번째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이다. 2020년 수원지방법원,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이 잇따라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외국인 67명은 이 법 조항을 개정하라는 성명서를 작성했다. 이 성명서도 시민 서명과 함께 헌재에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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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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