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투 드론인 WL-2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드론(무인기)에 공중 근접전투 훈련을 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31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성에 위치한 공기동력연구발전센터 연구팀은 최근 중국 내 동료 평가 학술지인 학공학보(Acta Aeronautica et Astronautica Sinica)에 실은 논문에서 미국보다 수천 배 빨리 전투용 드론에 근접전투 기술을 학습시킬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드론과 중국군 J-10 전투기를 맞대응시키는 실험을 통해 AI 기술을 연구·개발했다.
연구팀은 80만번의 시뮬레이션 학습을 거쳐 전투 드론이 대부분 상황에서 인간이 조종하는 J-10 전투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모의 전투에서 숙련된 조종사들은 자신을 뒤쫓는 드론을 추락시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땅을 향해 내리꽂히듯이 날아가다가 충돌 직전 급상승하는 '딥다이브'를 시도했지만, 새로운 AI 시스템은 인간 조종사의 속임수를 예견하고 대응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전투용 드론을 위한 머신러닝 학습법이 무작위 데이터에 기반해 맹목적으로 진행돼 비효율적이었다면서 새로운 AI 시스템은 차기 훈련 때 앞선 훈련에서 가장 좋은 데이터만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해 학습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실험 대상 드론은 8만 회의 학습 후부터는 이미 프로 조종사 수준의 기량을 갖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열린 전투기 모의 근접전 대회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용 드론 헤론의 AI 프로그램은 F-16 조종사와 붙어 5전 전승한 바 있다.
헤론은 이를 위해 40억회 이상의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 연구팀은 이 같은 이유로 자기 팀이 개발한 AI의 학습 속도가 5천 배 빠른 것이라고 자평했다.
세계적으로 드론이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무기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AI 전투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미군은 유인 전투기에 바짝 따라붙어 정찰, 호위, 지상 공격 등 임무를 함께 수행하는 AI 탑재 전투 드론인 '로열 윙맨'(loyal wingmen) 개발을 진행 중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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