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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2월엔 김건희와 거리인사 추진" 대선 한달, 승부수 띄우는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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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박받던 윤석열로 돌아가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 핵심 인사가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한달여 남은 대선 전략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 인사는 이어 “윤 후보가 네 편 내 편 없이 권력 핵심부를 수사해 수난을 당했을 때 국민이 손을 잡아 줬듯, 최대한 낮은 자세에서 원칙을 지키는 모습으로 대선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지지율 반등세에 더해, 초심으로 돌아가 ‘윤석열 현상’으로까지 불렸던 공정·정의 이미지를 되살린다면 진영의 벽을 뛰어넘는 외연 확장으로 선두 굳히기가 가능할 거란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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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우리가 윤석열이다!"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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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반영하듯, 윤 후보의 새해 일성은 “나부터 변하겠다”는 것이었다. 요즘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고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27일 '청와대 해체'를 선언하며 제왕적 대통령제 내려놓기를 약속한 것이나,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해 가족 문제를 두고 “잘못하면 벌 받아야 한다. 이 원칙을 피한다면 저 자신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선언적인 문구 수준을 넘어 유권자가 체감할 만한 변화를 윤 후보가 보이느냐가 대선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측 참모들은 ‘대통령의 자질’에 대한 물음표를 떼는 것을 핵심 과제로 정했다. 제1야당 대선 주자임에도 윤 후보 지지율이 정권교체 여론에 한참 못 미치는 요인 중엔 '불안한 후보' 느낌으로 인해 부동층이 쉽게 마음을 못 주는 면이 있다고 본 것이다.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의 지난 27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권교체 요구는 55.3%(정권유지 35.4%)에 달했지만, 윤 후보 지지율은 35.9%로 이재명(33.5%)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였다. 다른 조사에서도 엎치락 뒤치락 이 후보와 접전 양상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익명을 원한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반문 정서에 호소하는 걸로는 한계가 있다”며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원만히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안정감과 정책 컨텐트를 갖춘 합리적인 의사 결정권자로서의 이미지를 각인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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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선대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정책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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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최근 ‘1일 1실언’ 논란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발언 수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대선 공약, 그중에서도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쏟아내는데 올인하고 있다. 정책 발굴을 담당하는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후 20대 남성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낸 것처럼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약세인 40·50대(세대)와 호남(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정책 행보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전남·북 지역 200만 가구에 손편지를 우편 발송한 윤 후보는 설 명절 직후 호남을 찾는 등 '서진(西進)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윤 후보 측은 대선 TV토론도 승부를 걸어볼만한 포인트로 보고 있다. 토론에 능한 이재명 후보에게 밀릴 거란 예상을 깬다면, 되려 지지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참모들도 있다. TV토론 준비에 관여하고 있는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공개 외부 일정을 줄이고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선 때 홍준표 후보와의 1대1 토론도 예상보다 잘 대응했다. 갈수록 능숙한 모습을 보이기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여권으로부터 연일 공격받고 있는 ‘배우자 리스크’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부인 검건희씨와 직접 소통을 하면서 제기된 의혹 중 사과할 건 바로 하고, 사실관계를 따질 건 따지겠다. 더는 우왕좌왕하는 식으로 표를 까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직원과의 통화내용이 보도된 뒤, 뜻밖의 긍정 여론에 등판론도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다. 윤 후보 측은 통화에서 “김씨가 2월 중순쯤 윤 후보와 같이 지하철역 앞에서 인사를 하거나, 따로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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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의 화학적 결합도 남은 대선 기간 풀어야 할 숙제다. 우선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으로 합류한 홍준표 의원을 더 확 껴안아야 하고, 여전히 냉랭한 유승민 전 의원과의 ‘원팀’ 구성도 시급하다. 또 윤 후보의 검사 시절 수사로 구속 수감됐다가 최근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역시 민감한 과제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대통합 리더십은 커녕, 당내 인사마저 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 아프다”며 “보수 결집은 당 경선 승리 당시 윤 후보가 얻었던 높은 지지율을 회복할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자존심를 다 내려놓고 보수 원팀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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