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연휴 TV토론이 무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까지 포함한 4자 토론을 하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합의한 대로 양자 토론을 하고, 방송사 초청 형식이 아니라 제3의 곳에서 하자고 했는데요.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겁니다. 연일 쇄신안을 내놓고 있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오늘 호남으로 갔는데요.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6일) : 설 밥상 민심을 좌우할 거라고 봤던 대선 후보 양자 토론, 법원의 결정으로 일단 무산 됐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6일) : 류실장이 발제하는 사이에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방송사에서 다시 4자 토론을 제안했어요…]
역시 다정회를 꼭 봐야 하는 정치의 계절입니다. 어제(26일)도 방송 중에 계속 속보가 들어왔죠. 오늘도 각 당은 토론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습니다. 법원이 TV토론의 영향력과 공정성을 감안해, 양자토론 방송 금지를 신청한 국민의당의 손을 들어줬죠. 법원 판결을 받아들인 방송사가 각 당에 4자 토론을 제안했는데요.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환영 입장을 밝혔죠. 31일에 토론을 하자고 선호하는 날짜까지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의 결정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오늘 국민의힘의 선택은 '사실상 거부'였습니다. 방송사 초청의 형식을 포기하고 이미 합의했던 양자 토론을 하자는 겁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 양자토론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방송사 초청'의 양자토론을 하지 말라는 거였다고 해석한 건데요. 4자 토론은 기회가 많으니 추가 토론이 필요하다면 추후 협의하자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는데요. 국민의힘이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정당들도 찬성해서 4자 토론이 성사 직전인데, 토론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 : 이거는 조금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또는, 4자토론을 회피할 수단으로 혹시나 양자토론이라는 것을 사용하려는 거 아닌가라는 의심이 듭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성사 단계에 있는 4자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성사를 직전에 두고 있는 4자토론을 회피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양자토론도 할 수 있지만, 4자 토론이 우선이라고 했는데요. 이렇게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 제 3지대는 당연히 민주당의 손을 들 수밖에 없겠죠.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설 밥상에 안철수라는 떡국을 빼겠다는 거냐"면서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했습니다.
정의당 역시 국민의힘을 겨냥했는데요. 토론을 피하려는 '꼼수'라면서,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음성대역) : 윤석열 후보님, 심상정은 물지 않습니다. 해치지 않을 테니 굳이 궁색한 꼼수로 도망가지 마시고 4자 토론에 나와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늘 법대로 하겠다는 윤 후보께서 왜 토론은 법대로 못하겠다는 겁니까.]
국민의힘과 나머지 정당 이라는 3대 1의 구도가 형성된 건데요.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토론 성사 여부는 당사자간의 합의가 중요하죠. 모레면 사실상 설 연휴에 돌입하는데, 시한도 이미 임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양자토론'을 그대로 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설 연휴 방송토론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요. 대선을 40여 일 남겨두고 아직 후보들의 대면 맞대결을 보지 못한 상황, 어토류인 저만 아쉬운 건 아니죠. (여론조사) 법원 결정 전 양자 토론이냐 다자 토론이냐 의견이 분분하던 지난 주, 토론을 주관할 예정이었던 KBS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자토론을 원하는 의견이 69.8%로 양자 토론의 2.5배 였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양자토론'을 고수하는 건, 이재명 후보와의 '맞대결'의지를 드러내는 거란 분석도 나왔는데요. 이 후보는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토론하자"고 했는데, 누구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건 정회원님들의 몫입니다.
이재명 후보, 요즘 박스권 지지율 탈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는 자세죠. 경기도 매타버스 일정을 마치자마자, 오늘 광주로 갔습니다. 민주당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남에서, 설 전에 지지층 다지기를 하겠단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국민주권이 흔들리고 민주주의가 억압당할 때 항상 맨 앞에 서주신 광주입니다. 앞으로도 죽비이자 회초리로서 우리 더불어민주당을 끊임없이 바로잡아 주실 광주입니다. 광주가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 민주개혁의 과제를 확실하게 완성하겠습니다.]
이 후보, 군 공항 이전을 지원하고 광주를 인공지능이 특화된 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청년,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스타트업 밸리'를 구축하고, 5.18 정신을 헌법에 명문화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후보가 급하게 광주를 찾은 이유, 지지율 정체를 뚫으려면 집토끼로 불리는 호남 지지층 결집부터 해야 한단 분석 때문입니다. 최근 호남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20%에 육박한 반면 이 후보는 예년보다 낮다고 하죠. 제 동기인 '여론 읽어주는 기자' 안지현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제 광주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었죠. 휠체어를 타고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송영길 대표, 냉대를 받았습니다.
[(더 민주당 거부한다, 거부한다, 거부한다.) 가세요, 지금 이게 뭔 난리예요 아니 오지 마세요. 오지 마세요, 지금 뭔 난리예요 지금 가족들한테. 거부합니다. 해결하고 오세요, 해결하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실종자 가족들과 29층 사고 현장까지 올라가서 둘러봤던 것과는 대비됐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희 국민의힘도 광주시당과 중앙당 차원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조력, 모든 것을 다 하기로 그렇게 정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분들이 많이 우려하시는 문제들에 대해가지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줄 것을 당 차원에서 요청하겠습니다.]
광주 민심을 돌리기 위한 이재명 후보의 비책, 바로 이낙연 전 대표죠. 이 전 대표는 잠시 후 오후 6시에 광주 충장로에서, 이 후보와 동행 유세를 할 예정입니다.
호남 지지율에 이어 민주당이 연이어 낸 쇄신안 효과가 크지 않은 것도 이 후보 입장에선 고민인데요. 7인회의 선언과 586 용퇴론 같은 인적쇄신안 부터, 3선 금지와 보궐선거 무공천 방안 같은 정치 쇄신안에 네거티브 중단 선언까지 있었죠. 국민의힘은 일단 이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 대해선 "뜬금없다" "얕은 수다"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는데요. 이 후보의 선언 직후 정작 법사위 회의장에서 김건희씨의 녹취록을 튼 점을 문제삼았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 네거티브 중단을 이재명 후보가 선언한 지 9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여당의 김용민, 강득구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의 네거티브가 재개됐고, 무엇보다 후보 본인도 두 시간을 참지 못하고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 게을러서 환관 내시들과 장난치고'라며 천박한 막말 공세를 벌였습니다.]
민주당에선 김건희 씨의 녹취록 공개가 모두 '네거티브'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는데요. 특히 무속 논란에 대해선 윤 후보와 이후 국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적 검증 영역이라고 한 겁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건희 씨가 무속인에게 점을 몇 번 봤느냐라는 게 중요하겠습니까? 사적인 영역이죠. 다만 그 무속인이 캠프에서 일정과 메시지를 좌지우지한다 이 부분은 저는 검증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후보가 몰랐다는 식으로 계속 거짓말을 했거든요.]
인적 쇄신론의 경우엔, 송영길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후 흐름을 이어갈 사람들이 딱히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요. 5년 전에도 '586 용퇴론'을 말했었던 이동학 최고위원은 다시 한 번 세대교체론을 강조했습니다. 송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은 겁니다.
[이동학/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어제) : 시대적 과제해결과 당장의 위기에 대응할 정치체계 구축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모두 집에 가실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86세대의 소임입니다. 당이 살고, 후보가 살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상대를 악마로 규정해놓고 죽여야만 내가 사는 정치를 끝내고 노·장·청이 공존하는 정치,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를 만듭시다.]
'586 용퇴론'을 띄웠던 김종민 의원, "용퇴보다는 정치교체 주장에 방점이 찍혀있었다"고 했죠. 오히려 "책임 지고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했는데요. 용퇴와 책임 사이엔 간극이 크죠. 오늘은 '86 그룹'의 대표주자인 우상호 의원이 큰 책임을 맡았습니다. 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맡은 겁니다. '586 용퇴론'은 '더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 : 실제 대선에 어떤 효과 있을지도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문제가 더 길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의원과 우상호. 불출마 선언으로 우리 의지는 충분히 잘 전달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더 이상 이 문제 논의되거나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민주당 쇄신론, 태풍이 되기도 전에 찻잔 속에 단단히 가두는 모양새입니다. 쇄신안을 연일 쏟아내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진정성,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양자 토론을 고수했는데요. 설 연휴 토론, 어떤 형태든 쉽지 않아보이는 상황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4자 토론" vs "양자토론"…호남 간 이재명, 쇄신 효과 미지수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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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TV토론이 무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까지 포함한 4자 토론을 하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미 합의한 대로 양자 토론을 하고, 방송사 초청 형식이 아니라 제3의 곳에서 하자고 했는데요.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겁니다. 연일 쇄신안을 내놓고 있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오늘 호남으로 갔는데요.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6일) : 설 밥상 민심을 좌우할 거라고 봤던 대선 후보 양자 토론, 법원의 결정으로 일단 무산 됐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6일) : 류실장이 발제하는 사이에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방송사에서 다시 4자 토론을 제안했어요…]
역시 다정회를 꼭 봐야 하는 정치의 계절입니다. 어제(26일)도 방송 중에 계속 속보가 들어왔죠. 오늘도 각 당은 토론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습니다. 법원이 TV토론의 영향력과 공정성을 감안해, 양자토론 방송 금지를 신청한 국민의당의 손을 들어줬죠. 법원 판결을 받아들인 방송사가 각 당에 4자 토론을 제안했는데요.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환영 입장을 밝혔죠. 31일에 토론을 하자고 선호하는 날짜까지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의 결정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오늘 국민의힘의 선택은 '사실상 거부'였습니다. 방송사 초청의 형식을 포기하고 이미 합의했던 양자 토론을 하자는 겁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 31일 국회 회관 혹은 제3의 장소를 잡아서 양자토론 개최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합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의 취지는 방송사 초청 토론회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으로 방송사 초청이 아닌 양자간 합의에 의한 토론회 개최는 무방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 양자토론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방송사 초청'의 양자토론을 하지 말라는 거였다고 해석한 건데요. 4자 토론은 기회가 많으니 추가 토론이 필요하다면 추후 협의하자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는데요. 국민의힘이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른 정당들도 찬성해서 4자 토론이 성사 직전인데, 토론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 : 이거는 조금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또는, 4자토론을 회피할 수단으로 혹시나 양자토론이라는 것을 사용하려는 거 아닌가라는 의심이 듭니다.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성사 단계에 있는 4자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성사를 직전에 두고 있는 4자토론을 회피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양자토론도 할 수 있지만, 4자 토론이 우선이라고 했는데요. 이렇게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 제 3지대는 당연히 민주당의 손을 들 수밖에 없겠죠.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설 밥상에 안철수라는 떡국을 빼겠다는 거냐"면서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했습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 : 링 위에 올라오지 않는 선수는 자동 실격입니다. 이런 정신 상태 이런 새 가슴으로 무슨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것입니까. 문재인 대통령과 맞섰던 용기로, 추미애(전 장관)와 싸웠던 기백이 아직 남아있다면 도망가지 말고 꼼수 부리지 말고 당당히 링으로 올라오셔야 합니다.]
정의당 역시 국민의힘을 겨냥했는데요. 토론을 피하려는 '꼼수'라면서,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음성대역) : 윤석열 후보님, 심상정은 물지 않습니다. 해치지 않을 테니 굳이 궁색한 꼼수로 도망가지 마시고 4자 토론에 나와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늘 법대로 하겠다는 윤 후보께서 왜 토론은 법대로 못하겠다는 겁니까.]
국민의힘과 나머지 정당 이라는 3대 1의 구도가 형성된 건데요.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토론 성사 여부는 당사자간의 합의가 중요하죠. 모레면 사실상 설 연휴에 돌입하는데, 시한도 이미 임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양자토론'을 그대로 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설 연휴 방송토론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요. 대선을 40여 일 남겨두고 아직 후보들의 대면 맞대결을 보지 못한 상황, 어토류인 저만 아쉬운 건 아니죠. (여론조사) 법원 결정 전 양자 토론이냐 다자 토론이냐 의견이 분분하던 지난 주, 토론을 주관할 예정이었던 KBS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자토론을 원하는 의견이 69.8%로 양자 토론의 2.5배 였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양자토론'을 고수하는 건, 이재명 후보와의 '맞대결'의지를 드러내는 거란 분석도 나왔는데요. 이 후보는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토론하자"고 했는데, 누구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건 정회원님들의 몫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토론 형식 이런 거 구애되지 말고 하면 될 텐데, 자꾸 복잡하게 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원칙적으로 국민들께 우리가 신발을 하나 사도 다 비교해서 사는데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국민들의 운명을 책임질 후보들을 국민들한테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많이 드리는 것이 바로 우리의 도리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명 후보, 요즘 박스권 지지율 탈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는 자세죠. 경기도 매타버스 일정을 마치자마자, 오늘 광주로 갔습니다. 민주당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남에서, 설 전에 지지층 다지기를 하겠단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국민주권이 흔들리고 민주주의가 억압당할 때 항상 맨 앞에 서주신 광주입니다. 앞으로도 죽비이자 회초리로서 우리 더불어민주당을 끊임없이 바로잡아 주실 광주입니다. 광주가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 민주개혁의 과제를 확실하게 완성하겠습니다.]
이 후보, 군 공항 이전을 지원하고 광주를 인공지능이 특화된 기업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청년,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스타트업 밸리'를 구축하고, 5.18 정신을 헌법에 명문화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후보가 급하게 광주를 찾은 이유, 지지율 정체를 뚫으려면 집토끼로 불리는 호남 지지층 결집부터 해야 한단 분석 때문입니다. 최근 호남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20%에 육박한 반면 이 후보는 예년보다 낮다고 하죠. 제 동기인 '여론 읽어주는 기자' 안지현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JTBC '뉴스룸'/(지난 24일) : 여전히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층이 온전히 이재명 후보로 넘어오지 못한 상황인 데다가 최근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관련해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런 민심이 여기에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제 광주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었죠. 휠체어를 타고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송영길 대표, 냉대를 받았습니다.
[(더 민주당 거부한다, 거부한다, 거부한다.) 가세요, 지금 이게 뭔 난리예요 아니 오지 마세요. 오지 마세요, 지금 뭔 난리예요 지금 가족들한테. 거부합니다. 해결하고 오세요, 해결하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실종자 가족들과 29층 사고 현장까지 올라가서 둘러봤던 것과는 대비됐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희 국민의힘도 광주시당과 중앙당 차원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조력, 모든 것을 다 하기로 그렇게 정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분들이 많이 우려하시는 문제들에 대해가지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줄 것을 당 차원에서 요청하겠습니다.]
광주 민심을 돌리기 위한 이재명 후보의 비책, 바로 이낙연 전 대표죠. 이 전 대표는 잠시 후 오후 6시에 광주 충장로에서, 이 후보와 동행 유세를 할 예정입니다.
호남 지지율에 이어 민주당이 연이어 낸 쇄신안 효과가 크지 않은 것도 이 후보 입장에선 고민인데요. 7인회의 선언과 586 용퇴론 같은 인적쇄신안 부터, 3선 금지와 보궐선거 무공천 방안 같은 정치 쇄신안에 네거티브 중단 선언까지 있었죠. 국민의힘은 일단 이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 대해선 "뜬금없다" "얕은 수다"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는데요. 이 후보의 선언 직후 정작 법사위 회의장에서 김건희씨의 녹취록을 튼 점을 문제삼았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 네거티브 중단을 이재명 후보가 선언한 지 90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여당의 김용민, 강득구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의 네거티브가 재개됐고, 무엇보다 후보 본인도 두 시간을 참지 못하고 '리더가 술이나 마시고 게을러서 환관 내시들과 장난치고'라며 천박한 막말 공세를 벌였습니다.]
민주당에선 김건희 씨의 녹취록 공개가 모두 '네거티브'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는데요. 특히 무속 논란에 대해선 윤 후보와 이후 국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적 검증 영역이라고 한 겁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건희 씨가 무속인에게 점을 몇 번 봤느냐라는 게 중요하겠습니까? 사적인 영역이죠. 다만 그 무속인이 캠프에서 일정과 메시지를 좌지우지한다 이 부분은 저는 검증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후보가 몰랐다는 식으로 계속 거짓말을 했거든요.]
인적 쇄신론의 경우엔, 송영길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후 흐름을 이어갈 사람들이 딱히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요. 5년 전에도 '586 용퇴론'을 말했었던 이동학 최고위원은 다시 한 번 세대교체론을 강조했습니다. 송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은 겁니다.
[이동학/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어제) : 시대적 과제해결과 당장의 위기에 대응할 정치체계 구축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모두 집에 가실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86세대의 소임입니다. 당이 살고, 후보가 살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상대를 악마로 규정해놓고 죽여야만 내가 사는 정치를 끝내고 노·장·청이 공존하는 정치, 미래를 열어가는 정치를 만듭시다.]
'586 용퇴론'을 띄웠던 김종민 의원, "용퇴보다는 정치교체 주장에 방점이 찍혀있었다"고 했죠. 오히려 "책임 지고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했는데요. 용퇴와 책임 사이엔 간극이 크죠. 오늘은 '86 그룹'의 대표주자인 우상호 의원이 큰 책임을 맡았습니다. 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맡은 겁니다. '586 용퇴론'은 '더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 : 실제 대선에 어떤 효과 있을지도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문제가 더 길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의원과 우상호. 불출마 선언으로 우리 의지는 충분히 잘 전달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더 이상 이 문제 논의되거나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민주당 쇄신론, 태풍이 되기도 전에 찻잔 속에 단단히 가두는 모양새입니다. 쇄신안을 연일 쏟아내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진정성,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양자 토론을 고수했는데요. 설 연휴 토론, 어떤 형태든 쉽지 않아보이는 상황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4자 토론" vs "양자토론"…호남 간 이재명, 쇄신 효과 미지수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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