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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야권 단일화 하면 좋다면서, 안철수에 선 긋는 국민의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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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여론조사의 일관된 흐름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면 정권 교체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상승세지만 다자대결 구도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도 나온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26일 “다자 구도 대선이 되면 어느 쪽도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국민의힘 주변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찍부터 “단일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해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단적인 예다. 이들이 단일화에 선을 긋는 까닭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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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로 단일화 때 안철수 지지층 이동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먼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상대방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비율이 비대칭적이라는 이유가 꼽힌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윤석열-심상정’의 3자 대결 구도가 되면 기존 안 후보 지지층 중 윤 후보를 찍겠다는 비율은 40.9%에 그친다. 26.5%는 이 후보를, 6.6%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걸로 조사됐다. 반면에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윤 후보 지지층에서 안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사람은 76.6%에 달했다. 이 후보(1.8%)와 심 후보(0.5%)로 이탈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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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로 단일화 때 윤석열 지지층 이동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런 특성 때문에 안 후보의 완주가 전략적으로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안 후보 지지자 중 정권 교체를 원하는 사람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윤 후보에게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이 후보에게 다시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윤 후보 캠프 입장에선 안 후보가 끝까지 가는 게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막상 단일화 경쟁 국면이 되면 부작용이 만만찮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단일화 협상 막판이 되니 안철수 당시 후보가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생태탕 의혹을 들고나와 공격했다”며 “그런 모습이 이번 대선에서 벌어지면 산술 합보다 못한 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현재로선 의도적 무시를 통해 안 후보를 고사시키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진단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때도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철저하게 안 후보 고사 작전을 폈고, 결과적으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하며 전략이 적중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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