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최근 국민의힘 주변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찍부터 “단일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해 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단적인 예다. 이들이 단일화에 선을 긋는 까닭은 뭘까.
윤석열로 단일화 때 안철수 지지층 이동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먼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상대방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비율이 비대칭적이라는 이유가 꼽힌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윤석열-심상정’의 3자 대결 구도가 되면 기존 안 후보 지지층 중 윤 후보를 찍겠다는 비율은 40.9%에 그친다. 26.5%는 이 후보를, 6.6%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걸로 조사됐다. 반면에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윤 후보 지지층에서 안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사람은 76.6%에 달했다. 이 후보(1.8%)와 심 후보(0.5%)로 이탈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철수로 단일화 때 윤석열 지지층 이동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이런 특성 때문에 안 후보의 완주가 전략적으로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안 후보 지지자 중 정권 교체를 원하는 사람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윤 후보에게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이 후보에게 다시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윤 후보 캠프 입장에선 안 후보가 끝까지 가는 게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막상 단일화 경쟁 국면이 되면 부작용이 만만찮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단일화 협상 막판이 되니 안철수 당시 후보가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생태탕 의혹을 들고나와 공격했다”며 “그런 모습이 이번 대선에서 벌어지면 산술 합보다 못한 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현재로선 의도적 무시를 통해 안 후보를 고사시키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진단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때도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철저하게 안 후보 고사 작전을 폈고, 결과적으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하며 전략이 적중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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