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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망 늘고 출생은 최저...인구감소 더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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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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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병원 산부인과 신생아실. 앞쪽에 보이는 아기침대는 비어있는 침대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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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에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인구자연감소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4만명 넘게 감소하면서 이미 2020년 한해 자연감소 분을 크게 뛰어넘었다. 인구자연감소란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보다 많은 것을 뜻한다. 인구자연감소에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인구 유입도 줄어들면서 2020년부터 시작된 총인구 감소도 빨라질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는 부동산, 재정, 복지, 교육, 연금 등 사회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인구 패러다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사회적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11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해 1~11월까지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감소분은 4만1876명이다. 12월 집계를 빼고도 전년(-3만2611명)보다 9265명이 많다. 월별 추이를 고려해 볼때 12월 집계를 포함한 연말기준으로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 자연감소가 심해지는 것은 우선 매달 역대 최저를 찍고 있는 출생아수 탓이 크다. 11월 출생아 수는 1만9800명으로 1981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4.7명)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7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1월 누적 출생아 수는 24만401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출생아수가 줄어드는 것은 혼인건수 감소와도 영향이 깊다. 11월 혼인 건수는 1만7088건으로 전년동월대비 1089건(-6.0%) 감소했다. 1~11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는 17만274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 줄었다. 주요 혼인 연령대인 30대 인구 수가 감소한데다 코로나19로 혼인을 미룬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30사이에서는 “코로나19이전에 연인을 사귄 사람이 승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성간의 만남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한 당분한 혼인건수가 증가로 반전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사망자 수는 울산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증가하며 지난 11월 총 2만8426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11.0%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11월 누적 사망자 수는 28만589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늘었다. 통계청은 인구 고령화와 사망률이 높은 겨울철 계절적 요인, 코로나19가 사망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생이 줄고 사망은 늘면서 지난해 11월 인구 자연감소분은 8626명을 기록했다. 11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7월(-154명)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된 서울은 11월에만 1006명이 줄면서 1~11월까지 누적 799명 감소로 돌아섰다. 인천 역시 10월(-180명)과 11월(-225명)에 인구가 줄면서 1월~11월 누적 인구 자연 감소 71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인구 자연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보면 2019년 5184만9861명을 정점으로 2020년(5182만9023명)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인구자연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총인구 감소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내수위축, 지방소멸 등 인구오너스가 향후 한국의 경제사회 전반에 큰 위해요소가 될 수 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인구감소는 예정된 미래다. 이미 인구구조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도 국가 정책에는 이 같은 변화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인구감소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또 정책이 현장에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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