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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 ‘긴축 공포’에 휩싸인 금융시장, 파장 면밀히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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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코스피가 13개월 만에 2800선 아래로 마감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딜링룸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29포인트(1.49%) 내린 2,792.00으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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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통화 긴축 움직임에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아직은 유동성의 힘에 의해 큰 폭으로 올랐던 가격이 조정을 거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락 폭이 계속 커지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불확실성이 커지지 않게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7월6일 종가 3305.2에서, 코스닥 지수는 8월9일 1060.0에서 하락을 시작했다. 24일 두 지수는 각각 2792.0과 915.4로 거래를 마감했다. 둘 다 최고치에 견줘 15%가량 떨어졌다. 한은이 지난해 8월과 11월, 그리고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시중 유동성 축소에 나선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어려운 실물경제 상황과는 반대로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집값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는 ‘금융 불균형’을 우려해 미국 연준보다 앞서 통화정책을 ‘중립’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는 더 위축되고 있다. 미국 증시 하락이 한국 증시에도 그대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해인 2019년 코스피 지수가 평균 2106, 코스닥 지수가 평균 682이던 것에 견주면 24일 종가는 이보다 각각 32.6%, 34.2% 높다. 금융당국이 자산 가격을 떠받치기 위해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설령 시장에서 그런 요구가 나온다 해도, 마땅한 방법도 없고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도 어렵다. 금융당국은 불안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 사이에 잘못된 정보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다만 자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민간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최적의 거시경제 정책을 위해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상자산을 대표하는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두달 새 반토막이 났다. 이로 인한 내국인의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파악조차 어렵다. 자산 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그동안 자산 가격 상승 덕에 유지되던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흐름에 무시 못할 변수가 될 것이다.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은, 나라 살림을 운영하는 기획재정부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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