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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대통령, 7년 임기 절반 남겨두고 자진 사임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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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의원내각제 전환… 대통령 명예직
"실권 없어 무력감"
한국일보

아르멘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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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멘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이 7년 임기 중 절반을 남겨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온다. 실권이 없는 명예직 대통령으로서 정책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무력감을 사임 이유로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사르키샨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랜 시간 생각한 끝에 대통령으로서 4년간 직무 수행을 뒤로 하고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나라와 국민이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지만, 대통령은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며 “전쟁과 평화와 관련한 문제들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국민과 국가에 불합리해 보이는 법률에 대한 거부권도 행사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합당한 실권이 주어지도록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르메니아는 1991년 구소련 독립 이후 대통령제를 채택했으나 2018년 의원내각제로 이행했다. 대통령은 7년 단임직으로 의회에서 선출되며 헌법 준수 감시, 내각 사퇴안 수리, 국제조약 파기 등 상징적 역할을 수행한다.

1990년대 중반 총리를 지낸 사르키샨 대통령은 2018년 4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임기 내내 니콜 파시냔 총리와 충돌했다. 특히 2020년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을 두고 아제르바이잔과 6주간 치른 전쟁에서 사망자 6,500명을 내며 크게 패배한 뒤, 패전 책임에 관한 공방을 벌이며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아르메니아 헌법에 따르면 의회는 대통령 궐위 시점부터 25~35일 사이에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신임 대통령 선출 때까지는 의회 의장이 대통령 권한 대행직을 맡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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