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오른쪽)가 안철수 국민의당 당시 당대표를 방문해 인사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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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상대방을 향해 '패륜'이란 단어까지 언급했다.
안 후보는 23일 경남 창원시 경상도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당선되고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먼저 단일화 제의를 해 오면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지금 대표(이준석 대표)가 그렇게 반대하는 데 그럴 일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라며 안 후보를 겨냥했던 것을 꼬집은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일화 관심 없다는 분이 온종일 단일화 이야기만 하시는데 머릿속이 단일화로 가득한 것 같다"며 "어차피 석달 쯤 뒤에는 서울시장 나온다고 또 단일화하자고 하실 텐데, 그때도 단일화 없다"고 직격했다.
신경전은 이날 밤까지 이어졌다. 신나리 국민의당 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격지심으로 가득 찬 이 대표는 패륜적 망언을 즉각 중단하라"며 "'굿 캅-베드 캅' 놀이에 심취한 이 대표가 여론조사지 한 장 올려놓고 또다시 궤변을 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정권교체의 교두보라는 대의를 위해 (작년 재보선에서) 오세훈 후보의 선거운동까지 열심히 도왔던 안 후보를 또다시 단일화로 희화화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정치 도의적으로 묵과하기 어려운 패륜적 망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3등 후보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제 '패륜'이라고 한다"며 "오세훈 시장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것이야 욕 안 먹으려면 당연한 행동이고"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 단일화 경선에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내곡동 생태탕' 의혹 꺼내 들었던 것이 귀당의 패륜"이라며 "막말을 통해서 관심을 끄려는 3등 후보의 행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신경전을 펼쳤다.
원 본부장은 "추울 땐 난로가 필요했는데 지금 봄이 왔다. 과연 난로가 필요한지, 부채가 필요한지에 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추워질 수도 있으니 난로를 갖고 가긴 가야 하는데 자꾸 난로 장수(안 후보 측)가 값을 너무 많이 부른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지지율을 어느정도 회복한 현 상황에선 '자강론'에 무게를 싣는 당내 기류가 적지 않다는 걸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본부장은 "윤 후보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여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단일후보 조사를 했을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한 경쟁력에선 안 후보가 월등히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라는 안정적인 전초기지를 구축한 것이고, 설 연휴에 이것이 확실히 확인되면 이를 기반으로 후보 등록 시점엔 20%를 뚫지 않겠나 예측한다"며 "이 경우 야권 전체에 대한 선거 주도권이 안 후보에게 오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이 "단일화 프레임은 안 후보의 확장성을 차단하려는 정치 프레임"이라고 하자, 원 본부장은 "저희가 프레임을 건 적이 없다"며 "이 프레임은 안철수든, 윤석열이든 정권교체를 위해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버리고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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