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대 연구진 개발
기체에 달린 프로펠러 4개 모두
직각으로 꺾어 양력 줄이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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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좁은 장소에 들어가기 위해 머리를 숙이거나 어깨를 움츠려 몸집을 줄이는 것처럼 행동하는 신개념 드론(무인기)이 개발됐다. 드론을 띄울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소속 연구진은 드론에 달린 프로펠러를 90도로 꺾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지난 14일 발간된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전문지 ‘IEEE 스펙트럼’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개발 대상으로 삼은 드론은 프로펠러가 4개 달린 ‘쿼드콥터’였다. 쿼드콥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면서도 프로펠러가 더 많이 달린 드론보다 값이 싸 레저나 상업 목적으로 널리 쓰인다.
문제는 비행을 하다 보면 프로펠러가 주변 구조물에 부딪힐 정도로 비좁은 장소를 통과해야 할 일이 있다는 점이다. 좁은 터널이나 문이 활짝 열리지 않은 출입구가 대표적이다. 이런 곳을 무리하게 빠져 나가려고 했다간 프로펠러가 터널 입구나 문틀에 부딪혀 드론이 파손되거나 추락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드론에 90도로 접히는 관절을 장착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연구진이 인터넷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드론은 멀쩡히 프로펠러 4개를 돌리며 비행하다가 좁은 장소를 만나면 신속히 프로펠러 2개를 직각으로 접는다.
의자에 앉은 사람이 허벅지의 힘으로 무릎을 곧게 펴고 있다가 갑자기 힘을 빼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듯한 모습이다.
이렇게 해도 드론은 안정적으로 하늘을 난다. 연구진이 직각으로 꺾인 프로펠러의 위치를 서로 마주보게끔 배치했기 때문이다. 프로펠러의 추진력을 상쇄해 균형 잡힌 비행을 유지하도록 했다. 힘이 비슷한 두 사람이 손바닥을 마주 대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든 셈이다. 이렇게 관절을 꺾어 몸을 움츠린 드론은 협소한 장소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드론 기체에 달린 프로펠러 4개를 모두 직각으로 꺾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양력이 순간적으로 줄어들며 드론은 수직으로 하강하는데, 이런 비행 방식으로 좁은 굴뚝 같은 장소에 쉽게 진입할 수 있다. 굴뚝을 빠져나와 지면에 닿기 전에 프로펠러를 하늘 방향으로 복귀시켜 양력을 일으키면 기체 손상을 피할 수 있다.
연구진은 “무게중심을 맞춘다면 프로펠러 4개를 모두 접어 새처럼 전깃줄에 내려앉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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