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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당한 ‘태종 이방원’…동물 학대 혐의, 어떤 처벌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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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재현의 형사판] 형사법 전문가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와 함께하는 사건 되짚어 보기. 이번 주 독자들의 관심을 끈 사건에 관해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 단계 더 들어가 분석합니다.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장면 촬영에 나온 말이 결국 숨진 사건과 관련해 동물권 보호단체가 드라마 촬영장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KBS는 20일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문을 함께 배포했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수사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국내에 동물을 보호하는 법이 없나요?

당연히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를 방지하고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통해 동물의 생명 존중에 이바지하기 위해 1991년부터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30년 전부터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고 있는 겁니다.

국민이 내는 시청료로 제작되는 공영방송이 동물보호법 취지에 절대적으로 반하는 촬영방법으로 동물의 생명에 현존하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했습니다. 어떤 시청자도 1초의 낙마하는 듯한 현실감을 위해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촬영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촬영이 동물학대라는 의견이 많은데, 박사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를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2022년 CG가 얼마나 첨단을 달리고 있습니까. 메타버스의 세상이 도래하고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상 인물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CG 등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점에서 피할 수 있음에도 말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었기 때문에 명백한 동물학대입니다.

◇그럼 형사처벌도 가능한가요?

형사 처벌 가능성은 구체적인 수사를 통해 따져봐야 합니다.

동물보호법에서는 누구든지 동물에게 ’도구’를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동물학대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사 결과에 따라 제작진뿐만 아니라 KBS도 책임질 수 있습니다. 다만, KBS가 이번 사건에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제작진이 “말이 죽을 줄은 몰랐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제작진이 전력으로 달리는 말의 다리를 묶어 놓고 촬영했다면 ‘말이 죽을 수 있다’는 고의에 대해서는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말이 다칠 수 있다’는 고의는 있다고 보입니다.

고의는 이런 겁니다. “다리 묶어 놓고 달리다 말이 다치면 어떠하죠?”라고 누가 물을 때 “그래도 어쩔 수 없지”라고 답한다면 성립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합니다. 고의를 밝히지 못하면 동물보호법은 과실, 즉 실수는 처벌하지 않고 있어 이번 일은 그냥 해프닝으로 끝납니다.

이번 일은 ‘사고’가 아니라 ‘사건’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이 내는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말 깊이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조선일보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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