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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델3, 920만원 비싸졌다”…‘테슬라 값질’에 5239만원→6159만원, 보조금도 반토막[왜몰랐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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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차량 [사진출처=연합뉴스,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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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자동차 보조금 정책이 발표되면서 테슬라 가격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인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불과 1년 전 보조금 정책에 맞춰 가격을 전격 인하한 전력이 있어서다.

환경부가 지난 19일 행정예고한 '2022년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 기존 6000만원 미만에서 5500만원 미만으로 내려간다.

5500만원 이상~8500만원 미만 차량 구매자는 보조금 50%를 제공받는다. 8500만원 이상 차량 구매자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환경부는 현재 개편안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특이사항이 없으면 설날 전에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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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사진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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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표모델인 모델3는 현재 6159만~803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보조금 100%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660만원 내려야 한다.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인하금액이다.

모델3 가격이 '5499만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테슬라 구매자들은 있다. 테슬라 '탓'이다. 기존 구매자들을 무시하고 전격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내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모델3 6159만원, 2년 전엔 523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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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가격 [사진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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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량 가격은 '고무줄'이다. 전기차 보조금이 필요할 땐 갑자기 내렸지만 수요가 폭증하자 다시 올렸다. 한번이 아니라 수시로 올렸다. 가격으로 갑질하는 '값질'이라는 비난도 받는다.

21일 테슬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모델3 엔트리 모델인 RWD(기존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6159만원이다. 지난해 11월보다 100만원, 10월보다 300만원 비싸졌다.

모델3 가격 인상은 한두번이 아니다.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지난 2019년 출시된 뒤 파악된 것만 6번 인상됐다. 2년 동안 920만원 올랐다.

출시 당시 가격은 5239만원이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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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 [사진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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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현재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은 새로 나온 신차도 아닌데 '미정'이다. 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시가'라는 비판도 나온다.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 시기가 가까워지면 가격 및 옵션이 확정된다"며 "최종 가격 및 옵션이 게시되면 주문 완료를 요청하는 알림을 받게 된다"고 공지했다.

테슬라가 '항상' 가격을 올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1일에는 모델3 일부 트림 가격을 '갑자기' 내렸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롱레인지는 599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책정했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는 기존과 가격이 거의 같지만 롱레인지는 480만원 인하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다. 정부는 지난해초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 100%(최대 800만원)를 준다고 발표했다.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50% 기준으로 전비와 운행거리 등을 감안해 40~60% 차별 적용했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보조금 욕심에 '5999만원' 꼼수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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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모델3, EV6, 아이오닉5 [테슬라, 기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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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업계는 보조금을 노린 테슬라의 '999' 가격 책정에 혀를 내둘렀다. 1000원짜리 제품을 990원에 내놔 가격차이인 10원보다 더 싸다는 효과를 일으키면서 더 비싼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미끼 상술 '990 마케팅'을 자동차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심한 '999 상술'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5900만원, 5990만원, 5998만원이 아닌 5999만원으로 책정했다.

보조금은 다 적용받으면서 '몇푼'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으로 여겨질 수 있어서다. '5999만9999원'이 아닌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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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3 [사진출처=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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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 나오기 전 보조금을 노린 테슬라 전략은 성공했다.

모델3 판매대수는 지난해 1~2월 15대에 불과했다. 판매 부진 이유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조금 규모는 환경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연초 결정한다. 지난해에는 1월21일 확정됐다.

모델3는 보조금 지급 시기에 딱 맞춰 배를 타고 한국에 대량 상륙했다. 지난해 3월 등록대수는 3186대에 달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벤츠 E클래스(3346대)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테슬라 따라 벤츠도 제네시스도 59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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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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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보조금 욕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측면도 있다. 테슬라 벤치마킹으로 벤츠와 제네시스 등도 보조금 100% 적용 가격대에 전기차를 내놨다.

테슬라의 보조금 마케팅을 눈여겨본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6월 벤츠 EQA를 모델3보다 9만원 저렴한 '5990만원'에 판매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벤츠 EQA는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게 나와 보조금도 80%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자동차 기본기가 튼실한 벤츠인데다 보조금까지 받으면 4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장점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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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60 [사진출처=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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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10일 사전예약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계약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 국내 배정된 초도물량 300대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독일 본사에 추가 물량 공급을 요청했다.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놓고 벤츠, 전기차 시장을 놓고 테슬라와 각각 경쟁하는 제네시스도 GV60 스탠다드 후륜 모델 가격을 지난해 10월 '5990만원'에 내놨다.

'고무줄 가격' 모델3, 5499만원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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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와 모델3 [사진출처=폴스타, 모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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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고무줄 가격 정책'에 이번에도 보조금 지급 시기에 맞춰 모델3 가격을 '5499만원'까지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테슬라가 지난해처럼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한다.

반도체 품귀로 출고대란이 발생한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오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살 사람이 줄섰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소비자 원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해 모델3 가격을 잇달아 인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모델3 경쟁차종인 스웨덴 전기차회사 폴스타의 폴스타2가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5490만원에 출시된 게 모델3 가격 인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폴스타2는 사전계약 2시간 만에 2000대 넘는 실적을 거둬들였다.

여기에 보조금을 최대치로 받는 아이오닉5나 기아 EV6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고무줄 가격'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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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 [사진출처=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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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은 "테슬라는 별다른 설명없이 가격을 올렸다가 보조금이 필요할 땐 다시 내리고 잘 팔리면 계속 올리면서 소비자를 기만해왔다"며 "수요가 많은 현 상황에서 가격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전례를 감안할 때 다시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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