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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배달 18일째…” 투잡 뛰는 가장 글에 울컥한 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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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일 오후 서울 학동역 인근에서 한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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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퇴근 후 배달 일을 시작했다는 한 가장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수백 개의 응원 댓글을 쏟아내며 공감을 표했고 게시물은 곧 서로를 향한 따뜻한 위로의 장이 됐다.

새해부터 부업으로 배달 일을 시작했다는 A씨는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써 “평일에는 퇴근 후 2시간, 주말에는 6시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야식과 안주 배달을 한 지 18일째”라며 “집이 어려운데 아빠라는 사람이 집에서 TV나 볼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렀지만 일도 서서히 적응되고 누적 일당 80만원을 넘겼다. 한 달이면 150만원은 버는 셈이니 무척 큰돈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름값에 유지비를 떼면 줄긴 하지만 솔직히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무엇보다 아이들 용돈을 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빠 노릇이 뭐 있겠나. 다른 아이보다 잘해주진 못해도 기는 죽이지 말아야 한다”며 “휴대전화를 갖고 싶어 하던 아이에게 새 휴대전화를 사줬다. 비록 Z플립이나 아이폰13 같은 좋고 비싼 건 못 해줬지만 아이가 만족해하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 일은 주 단위로 정산을 해줘서 벌써 두 번 받았다. 입금될 때마다 어찌나 기쁘던지. 진짜 내 땀방울로 번 돈”이라며 “어제부터 도로는 심한 빙판길이다. 저처럼 배달 일하시는 분들, 사고 없이 오늘 하루 잘 버텨보자. 사고 나면 다 잃는다. 아무리 급해도 신호 위반 하지 마시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길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A씨의 게시물은 곧 커뮤니티 베스트 글에 올랐고 네티즌들은 응원의 댓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부는 가정을 위해 ‘투잡’에 뛰어든 자신의 사연을 고백하며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저도 회사 다니면서 부업으로 배달한 지 1년이 좀 넘었다”며 “넘어지고 다치기도 했지만 아빠가 뭐 별건가. 애들 용돈 주고 맛있는 거 하나 더 사주는 맛에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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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쓴 글. 2400여개의 추천과 360여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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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이와 가족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하겠나” “정말 대단한 아빠들이 많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는 우리네 아버지들을 보니 울컥한다” “가장의 무게가 느껴진다” 등의 댓글을 단 사람도 있었다. 다른 네티즌은 “저도 퇴근 후 아르바이트를 고민했는데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며 “돈도 좋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늘 속상하더라”고 했다.

이외에도 “열심히 사는 모습 응원합니다” “그 성실함에 꼭 보답이 있을 거다”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떳떳하게 공유하는 모습도 너무 멋지다”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늘 안전운전 하시고 건승하시길 바란다”는 댓글 360개가 잇따라 달렸다.

이에 A씨는 이튿날 추가 글을 남겨 “많은 댓글 전부 읽었다. 정말 감동이고 고맙다”며 “별거 아닌 글을 베스트에 올려주시고 정말 일할 맛 난다. 전국의 모든 배달원분들 조심하시고 필승하시라”고 응원에 보답했다.

이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안타까워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두 아이 모두 청소년기가 되었기에 조금은 아빠를 이해해주는 것 같다. 그래도 시간 내 아이들과 함께하겠다”며 “운전도 평생 무사고지만 제가 잘나서가 아닌 도로 위 동료들의 준법운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겸손하고 조심해 일 하겠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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