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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K-농기계, 작년에 최대 수출… ‘자율주행’ 등 기술 격차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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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기계 기업들이 지난해 최대 수출 기록을 세웠다. 수출 호조에 대동(000490)TYM(002900), LS엠트론 등이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글로벌 경쟁 기업과 자율주행, 플랫폼 등 기술 격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트랙터 수출 규모는 10억89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로 집계돼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농기계 수출에서 트랙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남짓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전체 농기계 수출 규모도 역대 최고치(11억3200만달러)를 경신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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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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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트랙터 수출 규모는 2017년 5억6100만달러 → 2018년 6억5800만달러 → 2019년 6억4100만달러 → 2020년 7억1300만달러 → 2021년 10억8900만달러로 빠르게 증가했다. 국내 농기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영업에 나섰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취미로 농장을 가꾸는 ‘하비 파머(hobby farmer)’가 늘면서 해외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시장이 가장 컸다. 미국으로는 7억980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전체의 73.3%를 차지했다. 이어 캐나다가 4400만달러였고, 베트남은 트랙터 수출액이 2020년 1300만달러에서 지난해 4200만달러로 3배 넘게 성장했다. 호주(3900만달러)나 독일(2300만달러), 포르투갈(1400만달러), 네덜란드(1200만달러) 등에서도 1000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에 힘입어 국내 농기계 기업들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동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대동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932억원, 영업이익 574억원을 냈다. 대동은 지난해 미국에서 트랙터·운반차를 약 2만2000대 팔았는데, 이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만1900대의 2배 수준이다. 올해는 출시 예정인 소형 트랙터 CK시리즈 새 모델만 2만대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LS엠트론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LS엠트론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7716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TYM도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6619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내면서 최대 실적을 올렸다. TYM은 실적이 뛰면서 2년 만에 현금배당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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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 이 개막 이틀째인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야외전시장에 농기계업체 존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 8R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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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기계 기업들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인건비, 물류비가 모두 급등하면서 가성비만으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가 어려워졌다”며 “글로벌 기업과 기술 격차를 좁히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자율 주행 분야가 대표적이다. 세계 1위 농기계 기업 존 디어(John Deere·디어 앤 컴퍼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사람이 작업에 개입할 필요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 ‘8R’을 선보이고, 올해 안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농기계 기업들도 자율주행 트랙터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지만 사람이 탑승해야 하고, 부분적으로만 적용되는 수준이다.

국내 농기계 기업도 조직을 개편하며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대동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과 함께 미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DT(디지털 혁신)추진실을 본부에서 부문으로 승격하고, ICT(정보통신기술)개발본부 등을 신설했다. TYM도 스마트 정밀농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TYMICT를 설립한 뒤 투자를 늘리고 있다. 농기계 기업 관계자는 “존 디어의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 소식을 듣고 솔직히 격차를 실감했다”며 “내부적으로도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마련되면서 로드맵을 다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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