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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중국 "해외직구 하지 마라"···올림픽 앞두고 코로나 확산 막기 위한 '억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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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베이징 “오미크론, 국제우편 유입 가능성”
전문가들 “물건 통해 감염될 가능성 낮아”


경향신문

한 여성이 1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로고 옆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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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약 2주 앞두고 시민들의 해외직구를 막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극단적인 조치에 나섰다.

베이징 방역 당국은 17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가 국제우편을 통해 베이징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해외배송 물품 구매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팡싱훠 질병통제예방센터 부주임은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내 최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지난 7일 캐나다에서 발송된 국제우편을 받았다”면서 “그가 증상을 발현하기 전 수령한 우편물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해외에서 온 물품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팡 부주임은 해외직구를 지양할 것을 당부하며 “해외 배송 물품은 실외에서 장갑을 낀 채로 개봉하고 소포는 밖에서 알코올로 소독하라”는 등 세세한 지침까지 내렸다. 베이징 우정관리국의 랴오린주 부국장도 “해외배송 물품을 구매하지 말라”며 촉구했다.

한편 중국의 우체국인 중국우정은 18일 성명을 통해 직원들에게 모든 국제 우편물을 “가능한 빨리” 소독하고 국제 우편과 소포를 취급하는 직원들에게 부스터샷을 맞을 것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해외 우편물을 감염원으로 추론하는 근거로 베이징 첫 오미크론 확진자는 증상이 발현하기 전 2주 동안 베이징을 벗어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또 해당 환자의 샘플을 분석해보니 현재 중국 곳곳에서 퍼지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이 아니라 지난달 싱가포르와 북미에서 유행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전에도 미국산 돼지고기나 브라질산 소고기 등의 표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서 해외배송 물품을 코로나19 전파 경로로 수차례 지목한 바 있다. 지난 16일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처음 발견된 선전 방역 당국도 확진자가 해외서 온 택배를 수령했다며 냉장·냉동 제품 유통체계(콜드체인)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가 퍼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외로부터 중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으로,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오염된 물건이나 포장재 등을 만져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퀸즐랜드대 바이러스학자인 이안 맥케이 박사는 해외배송 물품이 감염원이라는 것은 “근거가 빈약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사람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감염의 책임을 해외배송 물품에 돌리는 것은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행위”라며 “사람들에게 소포를 소독하고 우편물을 받는 걸 피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노력의 낭비”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캐나다 공중보건청(PHAC)과 우정당국도 코로나19가 수입제품이나 택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러스가 우편물 표면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배송된 제품이나 포장지를 통해 감염될 위험도 매우 낮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냉동식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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