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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 짜증 돋운 김건희 녹음파일… 자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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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아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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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음 파일’ 내용 일부가 공개되며 파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7∼12월 인터넷 매체인 ‘서울의 소리’ 촬영 담당이라는 이모 씨와 52차례에 걸쳐 7시간 45분 동안 통화했다고 한다. 이 중 일부가 야당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을 거쳐 그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영됐다.

우선 상식과 동떨어진 듯한 김 씨의 처신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7월이면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직후로 예민한 시점이다. 아무리 자신을 도와줄 것처럼 접근했다 해도 한두 군데만 두드려도 신원 파악이 가능한 인터넷 매체의 촬영 기사라는 사람과 몇 달 동안 빈번하게 전화 통화를 하고 “누나 동생” 하며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개인 견해를 스스럼없이 밝혔다니 어이가 없다.

“미투는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 아니냐”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등 미투 관련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것 같아? 어림도 없어. (캠프 와서) 잘 하면 1억도 줄 수 있다” “홍준표를 까는 게 슈퍼챗은 더 많이 나올 거야” “(김종인은) 본인이 오고 싶어 했어. 먹을 게 있는 잔치판에 오는 거지” 등의 내용은 전체 발언 맥락을 떠나 저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캠프가 엉망이다. (캠프를) 움직이는 사람들 있을 거 아니에요. 우리 오빠라든가 몇 명 있어요” 등 선거 캠프에 관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한다.

‘서울의 소리’ 측은 “(MBC 방송엔)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며 김 씨의 육성을 추가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씨가 애초 어떤 미끼를 던지며 접근했는지, 상대방 몰래 녹음하고 공개하는 게 취재윤리 문제는 없는지, 다른 진보 성향 인터넷 매체들과 공조를 했는지 등 논란을 떠나 원인 제공자는 김 씨다. 제2, 제3의 녹음파일이 나오는 건 아닌지도 지켜봐야 할 실정이다. 김 씨 녹음파일을 놓고 “악질적이고 저급한 정치공작이다” “최순실 기시감이 든다” 등 공방이 오가는 것 자체가 국민 짜증을 돋우고 있다. 김 씨는 깊이 반성하고 자숙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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