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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백제사 바로잡는다…부여군 '사비백제사' 내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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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궁녀'서 삼천은 많다는 뜻의 수사적 표현에 불과"

"왜곡된 백제사 우리 시각으로 새로 쓴 것에 큰 의미"

연합뉴스

부여 낙화암
[부여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여=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삼천궁녀'란 표현에서 숫자 삼천은 '많다'는 뜻으로 역사적 근거가 없는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칠 때 백마를 미끼로 용을 낚아 백마강을 건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조룡대'는 용의 죽음을 백제의 패배로 표현한 것이다."

충남 부여군이 사비백제사 재정립 사업의 하나로 다음 달 출간하는 '사비백제사' 3권에 수록된 내용이다.

사비백제사 재정립 사업은 왜곡된 백제사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정립하기 위해 부여군이 2020년 1월부터 4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민선 7기 역점사업이다.

군은 사비백제사 집필의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백제학회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수차례에 걸쳐 기획 회의와 편찬위원회, 집필진 워크숍 등을 개최했다.

사비백제사 집필에는 편찬위원장인 성정용 충북대 교수를 비롯해 권오영 서울대 교수, 정재윤 공주대 교수, 김낙중 전북대 교수,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 등 국내 백제사 전문가 40명이 참여했다.

사비백제사는 1권 '사비시대를 연 성왕과 사비도성', 2권 '불국토의 나라와 유려한 백제문화', 3권 '백제와 함께한 의자왕' 등 3권으로 구성된다.

1권과 2권은 사비천도 배경과 성왕, 사비도성이 가진 의미, 백제문화의 우수 성에 대한 내용을 다뤘고, 사비백제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3권은 의자왕과 백제가 간직하고 있는 왜곡된 이야기의 재평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선시대 김흔의 시에서 처음 언급된 '삼천궁녀'란 표현에서 숫자 '삼천'은 '많다'는 뜻으로, 역사적 근거가 없는 단지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각종 지리지에는 낙화암 삼천궁녀 표현이 보이지 않으며, 시적 수사로 표현된 허구라는 게 집필진의 설명이다.

'조룡대' 역시 승자와 패자의 관계 속에서 용의 죽음을 백제의 패배로 나타낸 것으로 문학적으로 재생산된 표현이라는 것이다.

백제의 번창과 강력한 수호를 상징하는 용이 백제 패망의 증거물로 변이되고 전승된 것이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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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백마강 조룡대
[부여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은 이번에 발간하는 사비백제사가 백제 멸망 후 1천500년 만에 왜곡된 백제사를 우리의 시각으로 새로 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현 군수는 "백제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고 그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시도란 점에서 역사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며 "단순히 군민에게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론서 이상의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만든 책인 만큼 역사학도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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