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아내 열전·나는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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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목소리 순례 = 사이토 하루미치 지음.
농인 사진가인 저자가 음성사회의 강박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낯선 존재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
두 살 때 청각장애 진단을 받은 저자는 말하고 듣는 훈련을 했지만, 하면 할수록 타인과 거리가 멀어질 뿐이라며 자책한다. 농학교에 진학하면서 농인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수어를 통해 진심으로 타인과 대화하게 된다.
스무 살에 보청기를 빼버린 저자는 각자 다른 장애를 지닌 채 온몸의 감각을 동원해 소통하는 사람들을 만나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을 찾는다. 저자는 "대화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면서 관계를 맺기 위해 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다다서재. 김영현 옮김. 28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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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아내 열전 = 백승종 지음.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아내에 대한 서술을 통해 여성의 생존 전략과 재량권, 아내와 남편의 문화적 상호작용 등을 분석한 책이다.
고려 말 성리학자 목은 이색의 부인 안동 권씨부터 19세기 중반의 신지식인 혜강 최한기까지, 500여 년 '아내의 역사'를 열다섯 개의 이야기에 담았다.
조선의 아내들은 성리학적 교양을 쌓은 지식인이 되기도 했고 하나뿐인 목숨을 버려서라도 사회적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남성에 순종하는 듯하면서도 가정의 실권을 쥐기도 했다. 저자는 세상 흐름이 바뀔 때마다 아내들도 생존을 위해 전략을 거듭 수정했다고 설명한다. 아내와 남편은 사회문화적 여건에 따라 서로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저자는 "조금 더 깊이 알고 보면, 근대 이전의 아내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21세기에도 아내들의 노력과 변신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아내의 역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시대의창. 296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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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민이다 = 김헌 등 지음.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시민은 과연 누구였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축제·비극·자유·민주주의 등 여덟 가지 열쇳말로 살펴본 책이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가 자유로운 인간의 미덕으로 꼽은 고대 아테네 파레시아(parresia·자유 연설)의 현대적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으면서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내놓는 파레시아야말로 사회 핵심 구성원의 윤리적 권리이자 의무가 될 것이며, 바로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스스로 주체적이자 자유로운 민주사회의 시민이 될 것이다."
아카넷. 292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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