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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View & Review] 대선 코앞 ‘14조 추경’…1인당 국가채무 2000만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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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소상공인에 300만원씩 추가로 지급될 전망이다. 14조원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확정되면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10번째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소상공인 지원을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대선 이후 또다시 추경을 짤 가능성도 크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주 중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한다. 국무회의를 거친 추경안은 이후 국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오는 24일 국회 제출 전까지 추경안 관련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여당은 다음 달 10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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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전지출에 따른 세대별 ‘효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선 선거운동이 다음 달 15일 시작하는 만큼 14일까지는 국회 본회의 처리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지원금 사업 공고와 신청 등 집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절차까지 고려하면 실제 지급 시기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번 추경안엔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3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추가 지급하고, 영업금지·제한 업종에 대한 손실보상 재원도 기존 3조2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의 절박성에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 세수를 신속하게 환류한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이라며 추경 편성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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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가채무 급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하지만 추경 재원 대부분은 적자 국채를 발행해 충당한다. 지난해 초과 세수가 들어왔다고 해도 4월 결산 전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100만원의 경우 기정 예산·각종 기금·예비비 등을 활용해 정부가 재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했기 때문에 추경을 할 필요가 없었다. 선지급 후정산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한 1분기 손실보상 500만원도 이미 짜놓은 올해 본예산의 집행 시기만 앞당긴 것이라 추경 없이 가능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 주요 대선 후보 모두 더 큰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야당이 ‘송곳 심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4일 기재부의 추경 편성 발표에 대해 “하는 김에 많이 해야 효과가 나지 자꾸 찔끔찔끔 소액으로 해서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또 “추경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대대적 증액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자영업자 한 분당 300만원은 말도 안 된다”며 “차기 정부를 맡으면 취임 100일 내에 50조원을 조성해 쓰겠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한다면 여야가 바로 협의해 추경안을 정부에 보내고 정부가 국회로 보내면 즉각 이 문제는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는 별도로 야당은 여당이 대선 전에 추경안을 처리하려는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추경이 대선 표심을 의식한 매표성 추경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대선 직전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한을 정해 놓고 얼렁뚱땅 졸속 심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고 3월 이후에도 실효성 있는 추경 심사를 하는 게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유례를 찾기 힘든 1월 추경 ‘속도전’에 들어갔지만, 재정 부담은 이미 위험 수위에 올라있다.

올해 1차 추경으로 올해 국가채무는 본예산 기준 1064조4000억원에서 10조원 이상(적자 국채 추가 발행) 늘어난다. 연말 국가채무는 최소 1074조4000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이를 올해 통계청 추계 인구(5163만명)로 나누면 1인당 국가채무는 2081만원에 이른다. 2014년 1039만원으로 1000만원을 처음 넘어선 지 불과 8년 만에 2000만원을 돌파한다. 여야 대권 주자 모두 대선 후 추경을 주장하고 있어 국가채무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나랏빚 폭주를 막을 ‘브레이크’는 없다. 기재부가 2020년 말 국회에 제출한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1년 넘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에 계류돼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 연 3% 밑으로 재정지표를 묶어두는 내용이다.

재정준칙 도입 법안이 현 정부 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0(제로)’다. 신년 추경 추진에 밀려 여야 논의 선상에 올라있지도 않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재정준칙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도 미지수다. 대선 직후 소상공인 손실보상 확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2차 추경만 현재 여야 대선주자 사이 거론되고 있다. 2025회계연도 적용하기로 한 기재부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회예산정책처가 “정부 지출이 이대로 늘어날 경우 미래세대 부담이 가중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16일 예정처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이전지출 확대의 세대 간 영향 분석’에 따르면 2026년생까지는 효용이 조금이나마 증가한다. 그러나 이후 출생자는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얻는 효용이 기준연도(2016년)보다 낮아진다. 2031년생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애 효용이 마이너스(-)가 된다. 미래세대로 갈수록 효용이 줄어드는 폭이 커진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1년에 약 25만명이 태어나는데 1970년대 베이비부머 세대에는 100만명이 태어났다. 4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태어날 아이는 재정 지출의 부담 때문에 불행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와 같은 부양 구조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정진호·임성빈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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