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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광주 아파트 콘크리트 타설 작업 재하도급 정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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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펌프차 업체가 타설…불법성 조사

경찰 “실종자 수색이 우선…소환 조사 미뤄”


한겨레

붕괴 사고 6일째를 맞은 16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구조당국이 중장비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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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콘크리트 불량과 부실시공, 재하도급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지만, 현장 접근이 어려워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사고가 일어난 11일 오후 3시36분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당시 시공사인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은 건설업체가 아닌 콘크리트 펌프카 업체 직원 8명이 작업한 정황을 확인하고 재하도급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펌프카 업체 직원이 콘크리트 타설을 한 건 맞는데 불법 하도급인지는 여러 자료를 종합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공개한 ‘화정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일지’를 보면, 지난해 11월23일 35층 바닥을 시작으로 일주일여 만에 한개 층씩 올라가 12월24일 38층 천장에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이후 12월31일 배관 등이 지나가는 설비공간 층 벽체를 타설한 뒤 이달 11일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설 39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붓던 중 사고가 일어났다. 다수의 전문가는 콘크리트 불량이나 양생기간(굳히는 기간)이 짧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현장소장 등은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원청과 감리의 지시에 따라 공사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일 광주경찰청 형사과장은 “현장소장과 감리는 소환 조사했지만, 지금은 실종자 수색·구조가 우선이라 현장 조사나 현장 관계자들 소환은 어려움이 있다. 현장 안전조치가 마무리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합동 감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리는 붕괴 사고 당시 콘크리트 타설 현장이 아닌 현장 사무실에 머물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 브리핑에서 “최초 희생자가 발견됐던 지하 1층을 비롯해 지하 4층에서 옥외 부분까지 적치물을 제거하며 집중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추가 실종자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희준 광주서부소방서장은 “바람 등 기상의 영향으로 한때 작업을 중지하기도 했다. 조그만 사각지대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색·구조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지하 1층 계단에서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된 60대 노동자의 부검 1차 소견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나왔다. 경기도 출신인 이 노동자의 빈소는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시공사 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아파트 상층부에 매달려 있는 높이 145m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한 1200t급 타워크레인 설치 완료를 앞두고 있다. 해체 작업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같은 규모의 타워크레인 1대가 추가 동원될 예정이다.

김용희 김윤주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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