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빌라 실거래가격지수 -1.44%(잠정치)
대출규제 강화에 거래 부진 "신용등급·소득 먼저 중개업자에 말해야"
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촌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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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타올랐던 빌라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다. '황금알'로 통하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들에서도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립주택 매매가는 0.28%로 11월 상승폭인 0.57% 대비 0.29%포인트 줄었다. 여전히 높은 상승폭을 기록 중이지만 급격한 속도로 오르던 기세가 꺾인 상황이다.
실거래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하락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12월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11월) 대비 –1.44%(잠정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빌라 시장은 펄펄 끓어 오르며 매매가가 4.55% 상승했다. 지난 2020년 한 해 상승폭이 1.68%였던 점을 감안하면 무서운 상승세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자금 부담을 느낀 내 집 마련 수요가 빌라 시장으로 옮겨간 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속통합기획’을 내세우며 뉴타운을 부활시키자 투기수요까지 가세했다.
그러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등 대출 규제 강화에 빌라 시장도 거래 부진에 빠지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2871건(1월 14일 기준)으로, 지난해 월별 거래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 한국부동산원 수급동향(연립주택)을 보면 지난해 12월 빌라수급지수는 97.5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이후 1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를 기록했다. 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 미만은 현재 시장에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금알로 통하는 신속통합기획 1차 후보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용산구 청파2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5억~6억원 하던 투룸 빌라 호가가 10억원을 넘는 등 호가만 대폭 오르고 매수자는 없다”며 “재개발은 통상 다주택자들이 투기를 하는데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어 무주택자만 매물을 살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3년 내에 재개발이 완료되면 무주택자들이 달려들겠지만 그 정도로 빠른 속도를 내기는 힘든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빌라 중개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예비 매수자들의 신용등급과 소득 등을 기반으로 중개업자가 구매 가능한 매물을 솎아내는 식이다.
강서구 중개업소 대표는 “빌라 매수자들은 소득이나 자산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요즘에는 신용등급, 소득 등을 먼저 확인한 뒤 구매 가능한 지역이나 매물을 정리해서 소개한다”며 “신축 빌라들은 ‘대출이 안 나오면 계약금을 돌려준다’고 약속을 하면서 매수자들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축은 집주인과 협의해 ‘대출이 부결 나면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특약을 걸어야 한다”며 “작년만 해도 서울 강서구를 콕 집어 매물을 둘러보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경기도까지 지역을 넓게 잡아 살 수 있는 매물을 샅샅이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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