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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제재 하루만에 “강력 대응”… 8시간뒤 대낮 미사일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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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번째… 미사일 2발 도발

동아일보

북한이 14일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쐇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하면서 모니터를 보는 모습. 평양=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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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최종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인 14일 다시 미사일을 쏘아올린 것에 대해 미국과의 본격적인 ‘강대강’ 대응을 예고한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북제재에 반발하며 “강력하고 분명한 반응”을 선언한 지 8시간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자신들의 경고가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 11분 간격 발사… 북한판 이스칸데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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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날 오후 2시 41분과 52분경 두 차례 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11일에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과는 비행궤도에서 상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대 속도(음속의 6배 안팎)와 사거리(약 430km), 정점고도(약 36km)가 11일 발사 당시의 절반 수준이고, 낙하 단계의 일부 변칙기동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탄도미사일에 가까운 포물선 궤도를 그렸다는 것.

군 소식통은 “현재로선 대남 신종타격무기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이거나 이를 변형·개량한 파생 기종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전술핵을 장착할 수 있는 KN-23과 KN-24의 정확도를 높이는 개량 작업을 거친 뒤 이를 실증하는 테스트를 진행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에선 북한이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해상 표적을 설정해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른 소식통은 “평북 의주에서 발사 후 북한 내륙을 가로질러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앞바다 알섬이나 그 인근 해상에 설치한 표적을 수m 오차로 명중시키는 시연을 했을 개연성도 있다”고 전했다.
○ 美 대북제재 하루 만에 ‘도발’로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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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번 기습 도발은 전날 미국의 독자적 대북제재에 대한 ‘경고장’ 성격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독자 제재에 더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추가 대북제재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두고 “관심(attention)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이런) 행동에 책임과 후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북한은 14일 오전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미국이 이런 식의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우리의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를 문제시하는 것은 명백한 도발”이라고도 했다. 핵·미사일 개발이 ‘국방과학발전 5개년 계획’의 일환인 만큼 정당성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도발’로 부르지 말라며 ‘이중기준 철회’를 대외적으로 요구해왔다.

담화 발표 후 북한은 8시간 만에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명백한 불법 행위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올해 앞서 두 차례 도발은 오전에 했던 북한이 이번에는 ‘오후’ 도발을 감행한 것 자체가 미국에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靑 NSC 또 열었지만… 도발 표현없이 “강한 유감”

文대통령 “北동향 면밀 주시” 지시… 윤석열, SNS에 “주적은 북한” 글
中 “대화로 해결”… 日, 北에 항의

청와대는 1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확인한 직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의 도발 간격이 짧아지고 있지만 NSC 상임위는 이번에도 북한이 민감해하는 ‘도발’ 표현은 쓰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재차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며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 다음 날인 12일 “당분간 추가 도발은 없을 것”이라며 낙관하는 기류까지 감지됐던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동 3개국 순방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내일(15일) 해외 순방과 관련해 국가안보실장은 국내에 남아 북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유관 부처와 협력하여 잘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NSC를 주재하지는 않았다.

일본과 중국은 온도차를 보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국 베이징대사관을 통해 북한 측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엄중히 항의한다는 뜻을 전했다. 반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은 (발사체에 관해) 성급히 규정하거나 과격한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관련국들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별다른 설명 없이 “주적은 북한”이라고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관련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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