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미 50% 넘게 오른 국제유가가 연초 이후로도 10% 가까이 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두 달 만에 다시 80달러선을 찍은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가격 향방의 키는 결국 석유수출기구(OPEC)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82.12달러를 기록, 지난 11일 이후 사흘째 80달러대를 유지했다. 올 들어서만 9.2% 올랐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전략적 비축유를 방출키로 결정한데 이어 코로나19(COVID-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마저 확산세를 보이자 하향곡선을 그리며 60달러대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유가의 하향 진정세는 잠시에 머물렀고 12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80달러선을 재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오미크론이 경제에 끼치는 타격이 지난해 팬데믹(대유행)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데서 유가 상승 원인을 찾았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을 이용해 "많은 국가들이 2020년 팬데믹 당시 취했던 엄격한 봉쇄 조치를 취하는데는 주저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의 원유 공급량이 수요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세계 원유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인 일평균 9900만배럴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현재 공급은 일평균 100만배럴 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안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지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유가 상승에 강하게 베팅한 곳은 JP모건이다. JP모건은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블룸버그가 각각 올해 OPEC의 원유 생산능력을 일평균 80만배럴, 120만배럴씩 낮춰잡은 것을 기초로, 올해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내년에는 15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각국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원유 산업에 대한 기존 투자 및 생산능력을 줄이는 것 역시 유가를 끌어올리는 동인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3분기 중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결국 유가 향방의 키는 OPEC이 쥐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노르웨이 에너지 연구기업 라이타드 에너지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부대표는 "OPEC이 견조한 수급을 원한다면 유가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도 "유가가 순간적으로 올 해 안에 90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만 캐나다, 노르웨이, 브라질 등에서 증산한다면 가격은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하메드 알 룸미 석유장관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배럴당 100달러의 유가는 보고 싶지 않다"며 "세계가 그 가격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달 초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정례회의를 통해 기존의 증산규모를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OPEC+는 지난해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에 나섰으며 올해 1월까지도 이 규모를 유지중이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