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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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글로벌제약사 화이자로부터 구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가 13일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화이자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2만1000명분이 이날 낮 2시1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해 오후 5시 25분쯤 충북 오창의 유한양행 물류센터로 입고됐다. 이는 정부가 화이자와 계약한 먹는치료제 물량 총 76만2000명분 중 일부다. 2만1000명분 외에 이달 말까지 1만명분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내일(14일)과 모레(15일)까지 전국의 개별 약국과 생활치료센터에 배송될 것으로 보인다"며 "물류집하장에서 가까운 곳에는 내일 오전에 배송될 수 있고, 오후에 받게 되는 곳도 있으며, 섬 등 오지에는 모레께 들어갈 수도 있다. 제주도라도 모레까지는 모두 배송받게 된다"고 했다.
이날 들여온 물량은 14∼15일 담당약국(280개소), 생활치료센터(89개소)에 직접 공급되며, 바로 14일부터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처방된다.
당국은 치료제 물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정해 투약한다는 방침이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이면서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사람에게 우선 투약한다. 투약 시점은 증상 발현 5일 이내여야 하며, 무증상자는 투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국은 추후 공급량과 환자 발생 동향 등을 고려해 투약 대상을 조정·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상황실에 센터 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 관제모니터가 띄워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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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자는 비대면 진료 뒤 각 지방자치단체나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고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전담 의료진을 통해 약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치료제를 제때 공급해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다양한 배송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자체별로 약국에서 직접 배송하거나 (배송업체를 통해) 배송을 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확진자의 가족이 대리 수령하는 방식도 활성화할 것"이라며 "상황이 진행되면서 여러 보충할 부분이 나오면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병원 입원자도 필요한 경우에는 투약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선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먹는치료제 투여시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이나 사망 위험이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건당국은 먹는치료제가 사용되면 위중증 환자가 줄면서 장기적으로 의료 체계가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처음 사용되는 치료제인 만큼 이상반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부작용은 미각 이상, 설사, 혈압 상승 및 근육통 등 경미한 증상들이어서 당국은 안전성 문제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중증 악화를 억제하는 먹는 치료제가 기존 변이에 비해 중증화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 상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먹는 치료제는 중증화율을 낮추기 위해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사용한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훨씬 높은 전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자 수가 급증하면 중증 환자도 빠르게 늘 수 있어 이를 억제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미국 머크앤컴퍼니(MSD)와도 먹는치료제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코로나19 먹는치료제는 총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이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해 추가 물량을 확보 중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몰누피라비르 사용에 대한 식약처의 심사 결과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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