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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100만명 쓴 갈변샴푸 사라질까…식약처 내주 입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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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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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샴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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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감기만 해도 흰머리 염색이 가능하다는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를 놓고 카이스트(KAIST)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충돌하고 있다. 모다모다 샴푸를 공동개발한 카이스트와 (주)모다모다는 12일 해당 샴푸 원료 사용을 금지하는 식약처의 행정예고안에 반박하기 위해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식약처는 다음주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모다모다와 카이스트는 이날 식약처가 행정예고안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제품에 대한 전문의약품 수준의 유전독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모다모다 샴푸 원료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을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한 근거를 공개하고 금지 목록에서 세정제는 제외할 것을 식약처에 요청했다.

앞서 식약처는 THB를 화장품에 쓸 수 없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행정예고하고 오는 17일까지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견이 없으면 6개월 후 상품 제조가 금지된다. 세계 최초 염색 효과 샴푸로 알려진 모다모다 샴푸는 이해신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의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였다. 사과의 갈변 현상을 활용해 기존 샴푸에 폴리페놀 성분을 넣었다. 머리에 샴푸를 묻히면 폴리페놀 성분이 머리카락 표면에 붙어 갈변 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때 THB가 폴리페놀을 결합시켜 갈변 현상을 돕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모다모다의 주장이다. 지금까지 150만병이 팔렸고 100만명가량이 샴푸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날 회견에서 “공인된 임상기관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했고, 식약처에도 자료를 냈다”며 “THB 성분은 세정제품에 극소량 함유돼 다른 폴리페놀 성분의 수용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 보조성분으로, 연구를 통해 인체 세포에 무해함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들도 THB 성분 유해성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규리 경상대 약학과 교수는 유럽연합(EU)의 제품안전성 과학위원회 보고서를 근거로 식약처를 비판했다. 그는 “EU 보고서는 THB가 염색약의 주성분인 p-페닐렌디아민(PPD)과 결합했을 때 유해 가능성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혁진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도 “같은 보고서에서 THB가 염모제와 같이 쓰일 때조차도 포유류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런 조건과 부합하지 않음에도 행정조치를 받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부작용 사례’에 대해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지금까지 접수된 민원은 12건으로, 이는 기능성 화장품에서는 매우 미약한 수준”이라며 “현재 모다모다 샴푸는 총 7개의 피부감작성 테스트 중 가장 예민한 안점막 자극 테스트를 통과했고 나머지 6가지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날 자료를 내고 “THB의 경우 유럽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에서 2019년 비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해 유전독성 등 우려가 있어 화장품에 사용이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2020년 12월 EU에서는 사용금지 목록에 해당 성분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의 과학적 근거 등을 검토해 사전 예방적 관리 차원에서 THB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회견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보고 종합적인 입장을 다음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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