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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베르베르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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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한국유학의 철학적 탐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베르베르 문명 = 임기대 지음.

알제리에서 공부한 언어학자가 북아프리카 토착 민족인 베르베르 부족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했다.

아프리카 북부는 흔히 '마그레브' 지역으로 불린다. 마그레브는 아랍어로 '해가 지는 지역'을 뜻한다. 이곳은 고대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로마 멸망 이후 이슬람이 유입됐다. 하지만 저자는 이곳에 로마·아랍·이슬람 이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했고,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다고 강조한다.

그는 "베르베르인은 아랍·이슬람적 특성을 띠면서 지중해적 정체성을 보이고, 아프리카인의 토착적 성격도 공유한다"며 "베르베르인은 교차와 혼성, 순환의 역사를 일궈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베르베르인 역사와 언어, 예술을 논한 저자는 베르베르 부족을 주변이나 소수로 규정하는 서구 중심적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맺음말에서 "베르베르인과 베르베르 문화는 수많은 민족의 침략과 정복 과정에서 수동적으로 사라져가지 않았다"며 "이들은 지중해와 아프리카에 문화적 감수성과 풍요로움을 더해주었다"고 평가했다.

한길사. 356쪽. 2만4천 원.

연합뉴스



▲ 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황임경 지음.

오늘날 과학의 한 분야로 알려진 의학과 인문학의 접목을 시도한 학술서.

영상의학 전문의이면서도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들며 연구 활동을 하는 저자는 근대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의학이 인문학과 상당 부분 겹쳐 있었다고 주장한다.

동양에서 의술은 사랑을 베풀어 사람을 구제하는 '인술'(仁術)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서양에서도 의사에게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능력과 치료법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웅변술이 요구됐다.

저자는 의학과 역사·철학·윤리·문학·예술 사이 관계를 고찰하고, 질병을 보는 시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의사에게도 휴머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과학에 기반한 임상 능력과 아픈 이를 돌보려는 인본적 태도가 균형 잡힌 채 녹아 있는 것이 의학의 휴머니즘 전통"이라며 "의료인문학은 학문이기 이전에 태도이자 방법론이며 운동"이라고 조언한다.

동아시아. 516쪽. 2만5천 원.

연합뉴스


▲ 한국유학의 철학적 탐구 = 김우형 지음.

조선시대 성리학은 흔히 중국 유학이라는 틀에서 이해된다. 명나라가 망한 이후 조선 사대부들은 중화사상을 계승한다며 '소중화'(小中華) 사상에 빠지기도 했다.

동양철학 연구자인 김우형 연세대 연구교수는 이 같은 견해를 극복하고 한국 성리학을 비판적으로 탐구해 '한국철학'이라는 고유한 학문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저자는 조선 성리학을 역사적 관점이 아닌 철학으로 분석한다.

실학자로 알려진 다산 정약용에 대해서는 기존의 윤리학 입장을 종합해 '덕 윤리학'을 추구한 인물로 평가한다.

소명출판. 510쪽. 3만8천 원.

연합뉴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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