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DNA 없다던 정부, 민간인까지 무차별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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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은 2019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당사자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인천지검, 서울 서초경찰서 등 수사 기관 4곳으로부터 작년 2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통신 자료를 조회당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작년 11월 8일 이뤄진 인천지검의 김 변호사 통신 조회의 경우, 최근 통신 조회 사실을 밝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같은 날, 같은 공문 번호(인천지검 2021-6207)였다. 문 대통령 비판 대자보 게시 활동을 이어온 청년시민단체 ‘신전대협’ 회원들도 마찬가지로 같은 날, 같은 공문으로 통신 자료 조회를 당한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인천지검은 같은 날 다른 공문으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기자에 대해서도 통신 자료를 조회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해 무분별하게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인천지검이 최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 의원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상대방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인천지검은 2020년 총선 당시 윤 의원 캠프의 매크로 의혹에 대해 작년 11월 강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강 변호사, 김 기자 등 인천지검의 통신 자료 조회 대상 상당수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의 통신 자료 조회 대상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팬카페에서 활동하는 60대 주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법조인은 “윤 의원과 접점이 없는 민간인까지 통신 자료 조회한 것은 납득 가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윤석열 후보 팬카페 회원인 50대 주부의 통신 자료를 들여다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주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고위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공수처가 평범한 주부인 내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고 무섭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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